봄이 오는 길목, 서학동예술마을 오픈스튜디오
봄이 오는 길목, 서학동예술마을 오픈스튜디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4.19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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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소 작가가 갤러리 '노르웨이 숲'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저 골목 끝까지 걸어가면 무엇을 만날 수 있을까?

 따스한 햇살이 서학동예술마을을 감싸안던 그 시각, 호기심이 발동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무작정 걷기 시작하자, 번잡한 일상 속에서 뜻밖의 휴가를 얻은 듯 발걸음이 가볍다.

 집집마다 골목마다 피어난 아름다운 봄꽃과 푸른 식물이 손짓하며, 누군가의 지친 일상을 위로하고 있는 곳.

 그렇게 ‘서학동의 봄’은 달콤하게 다가왔다.

 19일 오전 11시 강이소 작가의 안내로 ‘서학동의 봄’을 맞을 수 있었다.

서학아트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김성균 작가의 작업실 풍경
  서학동예술마을협의회가 주관한 ‘2018 서학아트 오픈 스튜디오’의 일환으로 진행된 마을투어에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서학동 골목길 탐방이 시작된 것이다.

 5년 전, 서학동예술마을에 정착한 강이소 작가는 이 곳에서 프랑스자수갤러리 ‘노르웨이 숲’과 빈티지샵 ‘어쩌다 골목’, ‘이소&쇼팽’ 공방까지 운영하고 있다. 골목 안 노오란 대문 사이로 보이는 한옥집.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해 ‘노르웨이 숲’이라 명명한 강 작가의 갤러리 안에는 정성들여 바느질한 북유럽 자수 작품이 보물처럼 숨겨져 있었다. 귀한 구경거리에 탐방객들은 연신 “예쁘다”를 연발하며 자수 작품을 꼼꼼하게 들여다 봤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마따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함)’인 순간이다.

강이소 작가가 서학동 예술마을을 안내하고 있다.
  짧은 발걸음을 옮겨 구경할 수 있었던 공간은 한숙 작가의 작업실인 ‘초록장화’다. 담쟁이 넝쿨이 집과 하나가 돼 또 다른 멋스러움을 안겨주고 있는 이 공간에는 바람도 쉬어가고 있었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만든 뒤뜰 툇마루에 걸터 앉아본다. 스미는 햇살과 조각구름을 벗 삼아 하루 종일 책을 읽으면 어떨까? 주인 허락도 없이 초록집 마당에 올라온 풀과 나무들처럼, 작가의 허락 없이 엿보는 삶의 풍경이 소중하게 남는다.

 총 7개의 전시공간과 31곳의 오픈스튜디오가 참여하고 있는 서학동예술마을의 봄맞이 행사는 오는 29일까지 계속된다.

 서학아트스페이스와 피크니크아트갤러리, 선재미술관, 모과나무에서 예술마을 작가들의 공동전시가 이뤄지고, 초록장화와 동행하우스, 최주미김하생집, 피크니크아트카페에서는 마당전시가 진행된다.

피크닉아트갤러리 뒷마당
  다원공간 몬에서는 심홍재 작가의 14회 개인전이, 도원에서는 윤철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가치책방에서는 동화책 읽어주기로 세대간 소통을 꾀하고, 피크니크아트카페에서는 호소력 있는 보이스의 ‘이상한 계절’이 마당콘서트를 열어 팬심을 자극한다. 21일과 28일에는 마을 일대에 아트마켓 장터 ‘서학동 장날’이 선다. 또 사전 예약자들에 한해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마을투어도 진행한다.

 심홍재 서학동예술마을 촌장은 “연 2회 열리는 서학동예술마을 오픈스튜디오에서는 그림, 도자기, 바느질, 자수, 한지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과 작품을 만날 수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과 화합으로 상생하며 소통하고 각 장르의 작가들과 교류를 통해 예술마을의 다양한 모습과 풍경, 소소한 재미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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