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서학동예술마을을 감싸안던 그 시각, 호기심이 발동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무작정 걷기 시작하자, 번잡한 일상 속에서 뜻밖의 휴가를 얻은 듯 발걸음이 가볍다.
집집마다 골목마다 피어난 아름다운 봄꽃과 푸른 식물이 손짓하며, 누군가의 지친 일상을 위로하고 있는 곳.
그렇게 ‘서학동의 봄’은 달콤하게 다가왔다.
19일 오전 11시 강이소 작가의 안내로 ‘서학동의 봄’을 맞을 수 있었다.
5년 전, 서학동예술마을에 정착한 강이소 작가는 이 곳에서 프랑스자수갤러리 ‘노르웨이 숲’과 빈티지샵 ‘어쩌다 골목’, ‘이소&쇼팽’ 공방까지 운영하고 있다. 골목 안 노오란 대문 사이로 보이는 한옥집.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해 ‘노르웨이 숲’이라 명명한 강 작가의 갤러리 안에는 정성들여 바느질한 북유럽 자수 작품이 보물처럼 숨겨져 있었다. 귀한 구경거리에 탐방객들은 연신 “예쁘다”를 연발하며 자수 작품을 꼼꼼하게 들여다 봤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마따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함)’인 순간이다.
총 7개의 전시공간과 31곳의 오픈스튜디오가 참여하고 있는 서학동예술마을의 봄맞이 행사는 오는 29일까지 계속된다.
서학아트스페이스와 피크니크아트갤러리, 선재미술관, 모과나무에서 예술마을 작가들의 공동전시가 이뤄지고, 초록장화와 동행하우스, 최주미김하생집, 피크니크아트카페에서는 마당전시가 진행된다.
심홍재 서학동예술마을 촌장은 “연 2회 열리는 서학동예술마을 오픈스튜디오에서는 그림, 도자기, 바느질, 자수, 한지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과 작품을 만날 수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과 화합으로 상생하며 소통하고 각 장르의 작가들과 교류를 통해 예술마을의 다양한 모습과 풍경, 소소한 재미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