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서는 땅, 피는 꽃’
전북도립미술관 ‘서는 땅, 피는 꽃’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4.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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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청년 2018’도 함께 진행
▲ 국승선 생명의 고뇌
 전북을 중심으로 활동한 선배 세대 미술가 26명의 기념비적인 작품과 전북 미술을 이끌어갈 후배 세대 미술가 3명의 진취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전이 동시에 개최된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은 17일 오픈을 시작으로 오는 6월 24일까지 도립미술관 2~4 전시실에서 ‘서는 땅, 피는 꽃’전을, 5전시실에서 ‘전북청년 2018’전을 동시에 선보인다. 신·구 세대의 작품의 경향과 흐름의 탐색은 물론, 전북 미술의 발자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획전으로 기대를 모은다.
 

 ▲변혁의 물결에 선 전북미술 현장을 담은 ‘서는 땅, 피는 꽃’

 ‘서는 땅, 피는 꽃’전은 지난 1980년부터 2000년까지 변혁의 물결이 요동쳤던 전북미술 현장을 담은 기획전이다.

  당시 전북미술은 한국미술의 흐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도 독자적인 미감을 구현한 특징을 보인다. 후기인상주의적인 구상계열과 서정성 짙은 반 구성 계열, 실험성을 모색하는 추상계열, 참여미술 등 다양하게 탐색한 흔적이 역력한 것.

 특히 전문 미술교육을 받은 미술가들의 본격적인 창작활동으로 전북 화단의 구조 자체에는 변혁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초대된 작가들은 그야말로 치열하게 도전하고 다른 지역과 교류, 연대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이들이다. 전북을 중심으로 활동한 서양화와 조각가 26명의 작품 90점으로 구성하고 있다.

 총 3개의 주제를 담은 각각의 섹션에서 전북미술가의 내밀한 열정과 도전정신, 그리고 예술적 지향점과 가치를 조명하고 있다. 조금 거창하게 덧붙이자면, 전북미술의 정체성을 규명해보고자 하는 전시인 것이다.

 제 2실에는 ‘어둠을 박차다’를 주제로 고답적인 미술에 저항하면서 현대미술의 지평을 확장한 작가들을 초대했다. 김귀복, 김수자, 김영규, 김윤진, 김한창, 선기현, 심홍재, 이승우, 임병춘, 정현도, 최원 작가다.

 제 3실에서는 구상과 추상을 접목해 다양한 표현방법을 모색한 작품들이 초대됐는데, 국승선, 김부견, 박민평, 성태식, 조래장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 4실은 ‘선 땅에서 핀 꽃’이라는 주제로 신표현주의적인 자유로운 표현해 해당하는 작품들을 주로 담았다. 김두해, 도병락, 박종수, 유종국, 이강원, 이한우, 임택준, 전철수, 채우승, 홍선기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 지현 작
 ▲전북미술 현장을 살찌울 세대들의 함성 ‘전북청년 2018’

 ‘전북청년 2018’전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청년 세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올해는 총 36명의 지원자 중에서 김성수(조각, 설치), 이승희(영상, 설치), 지현(회화) 작가를 초대했다.

 김승수 작가는 키네적인 요소와 놀이적인 측면을 고려한 설치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구조적으로도 작품의 안쪽과 바깥쪽 모두 다양한 각도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제작해 관객들의 색다른 경험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의 사건처럼 구성된 거대한 디오라마 세트는 마치 커다란 체스나 바둑판을 연상시키면서, 누군가로부터 연출된 상황 속에 충실하게 주어진 임무만을 수행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생각나게 만든다.

 이승희 작가는 시사성이 강한 주제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테면,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갈능이나 천안함 침몰, 세월호 사건 등과 같은 일들이다. 푸른 화면 사이에 떠있는 배에 ‘SEWOL’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선미만 남기고 침몰하는 모습 때문에 관객은 아무런 의심 없이 세월호 사건과 연관 지어 생각할 테지만, 사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배는 천안함이다. 작가는 두 비극적인 사건의 사고 원인에 대한 논란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 사회가 분열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같은 사건에 대한 기억과 인식의 충돌은왜 일어나는 것일까?”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현 작가는 동시대의 소비 이미지들을 키치적인 어법으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 안에는 정치인과 만화 주인공, 유명 연예인 등이 등장한다. 작가는 기록물이나 연출된 사진, 소비 시대에 범람하는 이미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매우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배경을 뒤로하면서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곤 한다. 작가의 이런 장치 덕분에 관객은 소비자본 사회에서 더러는 유쾌하기도 하고, 가끔은 우울한 현대인의 자화상과 마주하게 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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