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서 삼국시대 ‘봉수’ 발견, 장수 가야 관련성 주목
완주군서 삼국시대 ‘봉수’ 발견, 장수 가야 관련성 주목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02.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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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운주면에서는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탄현 봉수’가 발견됐다.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에서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봉수가 발견돼,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인 장수 가야와의 관련성에도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라북도는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소장 곽장근), 전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유철)과 공동으로 지표조사를 실시해 거의 온전한 상태로 보존돼 있는 삼국시대 봉수인 완주군 운주면 내 ‘탄현(숯고개) 봉수’를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봉수는 낮에는 연기, 밤에는 횃불로 변방의 급한 소식을 중앙에 알리는 통신 제도로, 1894년 갑오개혁 당시 근대 통신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까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곽장근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 소장 등 학계에서는 숯고개로 불리우는 탄현 서쪽 산줄기 정상부에 위치한 봉수가, 현재 서쪽의 석축 일부분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거의 온전한 형태로 보존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봉수의 형태는 납작한 돌을 수직을 쌓아 축조됐고, 잔존한 봉수의 규모는 길이 7m, 높이 2m 내외에 이른다.

 아직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어서 봉수의 정확한 축조시기와 성격을 규명하긴 어렵지만, 학계는 지표상에서 삼국시대 기와가 수습될 뿐만 아니라 고려, 조선시대 문헌 기록에도 봉수에 관한 내용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삼국시대에 축조 운영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학계는 최근 80여 개소의 봉수를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진 전북 장수 가야와의 관련성도 제기하고 나섰다.

 봉수가 위치한 탄현 숯고개는 삼국시대 전북지역 가야세력과 백제를 이어주는 최단 거리 교통로가 통과했던 전략적 요충지로, 이 일대는 다수의 산성과 봉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학계는 탄현 봉수가 완주와 진안 금산, 장수를 잇는 봉수로의 시작점이자 백제의 동향을 살피기 위한 국경 방어 체계의 일환으로 전북 장수 가야가 국력에 힘입어 축조됐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했다.

 전북도는 이와 관련해 최근 문화재청에 긴급 발굴비 명목으로 총 5억 6,000만원을 신청하고 3, 4월 경에 실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도청 김인태 문화체육관광국 국장은 “탄현봉수의 구조와 운영 시기를 밝히기 위해 긴급 발굴비를 문화재청에 신청하게 됐다”며, “올 상반기 중에는 전라북도 기념물 지정 및 하반기 국가 사적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전북지역 내 삼국시대 봉수에 관한 발굴조사는 장수군과 군산대학교 박물관의 주도로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개소의 유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로써, 가야 토기가 포함된 삼국시대 토기류가 출토되기도 했으며, 봉수 기초부 석축 시설과 외곽 석축 시설 등이 확인됐다.

 전북도는 삼국시대 봉수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조사를 근거로 전북 가야의 위상과 실체 등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지난 2017년 11월에 남원, 장수 경계지역인 봉화산 치재에 ‘봉수왕국 전북 가야’ 기념비를 건립하기도 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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