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추위가 매섭다. 달리는 시간은 한겨울 깊숙이 들어와 어느 곳에 가든 겨울풍경을 만들어 낸다. 매서운 추위가 한창이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아 둘 수는 없다.
이번 여행을 아름다운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순창으로 떠나보자. 순창은 강천산으로 유명하지만, 순창읍 곳곳에도 아기자기한 이야깃거리가 한 가득 이다. 또 먹거리도 유명하다. 이번 주말에는 맛과 멋이 가득한 순창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순창의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는 역시 강천산이다. 추위가 매섭지만, 강천산에 가면 산행을 즐기는 관광객이 어느 계절 못지않게 많다. 산행이라기보다는 산책이라고 보는 게 어울릴지 모르겠다.
강천산은 병풍폭포에서부터 구장군폭포까지 왕복 5km 구간이 완만한 산책길이다. 따라서 산에 오르는 인파들의 옷차림도 가볍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만날 수 있다. 병풍을 펼쳐놓은 듯한 절벽에서 넓게 드리워 떨어지는 병풍폭포화 높이 120m에서 떨어지는 세 줄기 물줄기가 아름다운 구장군폭포까지 두 개의 폭포는 강천산의 백미다.
특히 병풍폭포는 느리게 떨어지는 폭포수가 얼어 겨울이면 얼음 장관을 연출하는 날이 많아 강천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알싸한 겨울 장아찌가 일품인 고추장 민속마을
순창 하면 고추장이다. 강천산에서 나와 순창읍 쪽으로 10분가량 차량으로 이동하면 한옥이 즐비한 고추장 민속마을을 만날 수 있다. 전통고추장을 담그는 명인들이 마을을 구성해 사는 곳이다.
이곳에 가면 옛 어머니의 손맛이 살아 있는 고추장과 된장, 청국장, 각종 장아찌를 맛보고 구매도 가능하다. 추운 겨울에는 따끈한 청국장과 알싸한 맛이 일품인 장아찌로 상차림 하면 그만이 아닐까.
최근에 문을 연 발효소스토굴에 가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디어아트 체험도 가능하다. 순창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발효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점심 등을 먹을 요량이면 순창읍 버스터미널 인근에 있는 보리굴비 한정식 전문점인 ‘해오름’이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다. 녹차 물에 밥을 말아 보리굴비 한 조각을 얹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해풍에 잘 말린 보리굴비를 전남 영광에서 공수해 깔끔한 제철 반찬과 어우러진 진미다. 이 집의 갈치속젓 맛은 인근 대도시까지 유명하다.
순창읍 전통시장에서 맛보는 순댓국도 빠트릴 수 없다. 순창의 순대는 선지를 가득 넣어 옛 맛을 그대로 느끼기 안성맞춤이다. 연탄에서 구운 고추장 불고기와 각종 장아찌, 구수한 청국장 등이 나오는 순창 한정식도 유명하다.
순창에서 하룻밤을 목을 요량이면 80년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머금은 ‘금산여관’을 권해 본다. 옛 여관을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 한 이곳은 ’방랑싸롱‘ 운영자 등이 유명세를 타면서 순창 여행자들의 성지로 꼽힌다.
여행작가 김물길 씨의 토크 콘서트와 재즈 공연, 벼룩시장 등 여행자를 위한 문화행사도 곧잘 열린다. 묵을 수 있는 방이 10개라 이곳에서 잘 요량이면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일우당’ 게스트하우스도 커피와 함께 여행객들의 입소문을 탄 곳이다.
겨울이 깊어간다. 이내 봄이 오고야 말겠지만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이 시간이 행복하다. 겨울 낭만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면 떠나보자. 맛과 멋이 가득한 순창으로.
순창=우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