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폭락’ 갈림길에 선 20~30대
‘가상화폐 폭락’ 갈림길에 선 20~30대
  • 김기주·문일철 기자
  • 승인 2018.01.1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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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치 않는 야근과 오르지 않는 월급 등 직장생활에 회의감이 든 김모(28·군산)씨는 지난해 11월부터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윳돈 300만원으로 시작한 김씨는 투자 한 달 만에 소유한 가상화폐 가치가 700만원으로 늘었다.

 가상화폐의 단맛을 본 김씨는 과감히 더 많은 돈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를 구매하려고 저축 한 정기적금 천만원과 회사에 퇴직금 정산 신청을 통한 700만원, 부모님과 지인을 통해 2천만 원을 받아 총 4천만원을 투자했다.

 김씨는 가상화폐를 사들여 지난 4일 기준 원금을 포함해 총 7천만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 16일 김동연 기획부장관 등 정부에서 연달아 터져 나온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발언 등으로 가치가 폭락하면서 현재 김씨의 가상화폐 가치는 2천100만원으로 줄었다.

 주변에서는 더 늦기 전에 돈을 빼야 한다고 말했지만 김씨는 악착같이 버티기로 마음을 먹었다.

 김씨는 “손해 보고 빠져나올 생각은 전혀 없다”며 “끝까지 버티다 보면 상승장이 도래해 금방 원금을 회복할 것이다”고 답했다.

 이처럼 불확실한 미래를 대신할 수단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며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고 있는 20~30대가 늘고 있다.

 이에 학생부터 군인, 젊은 직장인·자영업자까지 가상화폐 시장에 합류, 연일 요동치는 시세를 보며 환호와 탄식을 내뱉고 있다.

 수십 년간 일해 저축해도 내 집 마련하기가 어려운 현실 속에 가상화폐는 인생역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부터 투자를 한 자영업자 유모(30·익산)씨는 최근 폭락한 가상화폐 때문에 휴대폰으로 수시로 시세를 확인한다.

 최근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관련 보도로 가치가 매일 요동치기 때문이다.

 유씨는 “원금의 40% 정도 손해가 발생해 손해를 보고 팔아야 되나 아니면 원금까지 복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하루에도 수백 번 고민한다”며 “투자한 원금이 아까워 쉽게 덜어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는 시세에 투자자들은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를 반대하는 의견을 청와대에 피력 중이다.

 한편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상화폐 규제를 반대하는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라는 청원이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21만9천331명으로 20만 명 넘어서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기주·문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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