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 10색의 사진이야기 ‘2018 작은 사치’전
10인 10색의 사진이야기 ‘2018 작은 사치’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1.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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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든 대상물로 삼으면 예술작품이 되는 시대. 현대예술은 '의미'가 '미'를 대체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소수의 특권층만이 누릴 수 있었던 예술품이 이제는 대량복제가 가능해지면서 대중 예술품이 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사진이 있다.

 여기, 사진이라는 작품을 '만든다'는 개념보다는 '사진한다'라는 개념을 쫓아 사진적 행위를 즐기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벌써 10여 년의 세월을 함께하고 있는 춘포토 아카데미가 네 번째 전시회를 갖는다.

 이들은 19일부터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1실에서 선보이는 사진전 '작은 사치'를 통해 특별한 문화읽기의 코드를 제시한다. 참여 작가는 김춘식 원로 작가를 비롯해 김춘미, 박의숙, 서영주, 양기승, 양진영, 이형구, 정명수, 정용석, 전소자씨.

 이들 회원은 그동안 자신들의 생활터전인 소도시 전주를 중심으로 면소재지나 변두리, 농촌풍경 등의 이미지를 담아왔다.

 21세기 현대의 물질문명으로 인해 그 지형과 그 풍경마저도 변화되고 있는 소도시의 모습을 꽤 오랜기간 진지하게 바라보고 기록해 왔던 것이다.

 이들이 이러한 사진적 개념을 가지고 고민하고, '왜?'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면서 작품에 천착할 수 있었던 것은 김춘식 원로 작가의 지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춘식 작가는 지난 1960년대 급속도로 진행된 근대화 과정에서 망가져 가는 농촌의 모습을 지켜보며, 한국농촌의 현실을 담담하게 필름에 담아온 시대의 증언자로 알려져 있다.

 그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는 회원들 또한 매 셔터를 누를 때마다 '가상과 이미지가 난무하는 시대에 어떠한 사진을 남겨야 할 것인가'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이를 테면,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전근대의 상징이 되고만 농촌의 슬레이트집과 낡은 담벼락에 붙은 광고를 통해 과거의 시간을 뒤쫓는다. 여기에 지금은 슬레이트도 사라지고 담벼락에 벽화가 그려지고 흔적을 담아내면서 소도시의 변화를 직시한다.

 과거 다방문화가 자판기문화로 변해가고, 현재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문화과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풍습을 담으며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는 시간도 갖는다.

 5일장이 열리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장돌뱅이 차량'도 오브제가 되고, 바다를 육지로 개발한 지역의 광활한 벌판의 모습과 현대화되어가는 공원 풍경까지 사각의 프레임 곳곳에 동시대를 읽어내고자 한 흔적이 엿보인다.

 김춘식 작가는 "이제 사진은 세상 밖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되고, 누구나 휴대하고 있는 카메라는 유희적 도구로 언제 어디서나 일상을 찍는 생활 용품이 됐다"면서 "여기 10인 10색의 이야기는 각각의 차이로 오브제를 담아 현대예술의 담론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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