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김대곤 개인전 ‘진화와 치유’
의대 교수 김대곤 개인전 ‘진화와 치유’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1.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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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생물이나 집단이 살아남는다는 의미의 적자생존(適者生存). 유전 정보에 의해 만들어진 생명체는 수만 년 동안 진화하면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살아남았다.

 예술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어떠한 정보를 모아 진화하고, 유행에 따르다 어느 순간 팽배해지고, 자기모순에 빠지고, 결국은 해체되며, 또 다시 치유되고 진화해나가는 과정을 거쳐오고 있다.

 삶과 예술이 교차되고 있는 지점에 서 있는 자가 바로 예술가다. 소통의 부재라는 불확정성의 시대, 예술로써 치유되는 것은 살아남고, 치유가 되지 못하는 것은 소멸되고 말 것이다.

 전북대 의과대학 교수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대곤씨가 19일부터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2층 차오름 1실에서 네번째 개인전을 연다. 전시의 주제는 ‘진화와 치유’다.

 작가는 인간을 포함한 생물들의 유전자 정보에서 유래되는 자연과학적 또는 인문학적 복제 방식의 메커니즘을 작업의 화두로 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판화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가 선보이고 있는 판화는 목판화에서부터 포토에칭, 카피트랜스퍼에칭 등 종류가 다양하다. 오랜 시간 사진작가로도 활동했던 작가 개인의 예술적 유전자의 진화인 셈. 그 기나긴 세월을 십분 살린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다수다. 오래된 고목 나무를 지탱한 시간의 흔적과 드넓은 밀밭에 영글어가는 삶의 흔적이 세밀하게 남았다.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대전에서 한국국제판화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한 그의 확장된 작업 언어도 빛난다.

 “현대 사회의 의료계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모든 과가 전문적으로 분업화돼 있다보니 인간을 전체적으로 보지 못하죠. 예술 또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르와 경계로 구분짓다보니 통합적인 시선으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죠.”

 본래 예술이라는 것이 장르와 경계가 없는 것인데, 현대사회 속의 예술은 너무 분화돼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다양한 예술적 시도에 몰입하고 있는 것 또한 이 때문. 사진에서 판화, 유화로 확장되어가고 있는 그의 예술세계는 혼란스럽기만한 동시대에 나침반이 되고자하며, 심오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석사를 받고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1994년 첫 번째 개인전 이후 이번이 네번째 개인전이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판화부문 특선 4회, 전라북도미술대전 판화부문 우수상 과 특선 4회, 서양화부문 우수상, 대전미술대전 판화부문 최우수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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