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한 공업도시에서 미술관 유치로 되살아난 스페인 빌바오
쇠퇴한 공업도시에서 미술관 유치로 되살아난 스페인 빌바오
  • 장정철 기자
  • 승인 2017.12.1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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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폐기된 공공건축물의 도시재생 <5> 완결
▲ 스페인 북부 바스코지방 비스카야주 빌바오는 쇠퇴한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성공사례다.

스페인 북부 바스코지방 비스카야주 빌바오는 쇠퇴한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탈 바꿈한 성공사례다.

쇠퇴한 공업도시였던 스페인 빌바오는 수변공간에 구겐하임 미술관 등 문화시설을 만들어 세계적 문화도시로 부상하며 전 세계에 “빌바오 효과”를 널리 알렸다.

지금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공무원과 교수, 연구진 등이 빌바오 효과를 배우기위해 이 곳을 찾는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북쪽으로 400여㎞ 떨어진 소도시로 인구는 35만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유명 미술관 유치 등 독특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 문화도시로 산업구조를 자체변환한 성공 케이스다.

빌바오는 스페인에서 한때 4번 째 큰 도시였으나 지난 15세기 이후 제철, 철강, 조선이 주 산업인 공업도시에서 1980년대 이후 급격한 쇠퇴와 함께 인구감소를 겪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조선 철강산업이 호황을 보이면서 빌바오는 피해를 보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런 가운데 도시의 기능은 침체되고 마약중독자, 불법 거주민이 늘면서 몰락의 늪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1991년 바스크 지방정부는 빌바오가 몰락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문화산업이라고 판단하며 문화도시로 변모하는 시발점이 됐다.
 

▲ 스페인 북부 바스코지방 비스카야주 빌바오는 쇠퇴한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성공사례다.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 결정적 

빌바오는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발전과 경제부흥으로 도시재생의 방향타를 잡고 구겐하임 미술관의 유치를 결정했다.

캐나다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보기에 따라 외관이 잉어 같기도 하고 배 같지만 사실은 A3정도 크기의 티타늄 3만3천여 장을 생선 비늘 겹치듯 하나하나 붙여 만들었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연간 관람객이 105만명에 이를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도시 이미지 변화뿐만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에 크게 기여했다.

단숨에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한 미술관은 현대감각의 세계적인 건축디자인을 통해 전통의 이미지가 아닌 현대감각의 새로운 지역성을 창출해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1년 2월 바스크의회는 빌바오를 문화도시로 탈바꿈 시키기위해 구겐하임 분관을 유치키로 의결하고 그해 4월 크렌스 구겐하임 관장을 빌바오로 초청한다. 비행기 트랩아래 레드카펫 영접과 주지사와 의원들의 총력전에도 크렌스 관장은 빌바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다.

빌바오는 당시 유럽의 수도도 아닌 변방지역으로 문화기반 전무, 정치적 불안, 강 주변의 컨테이너 야적장 등 여건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크렌스 관장은 빌바오 시민의 열정에 손을 들고 분관을 유치키로 결정해 오늘에 이르렀다.

1억 달러의 건설비는 바스크 지방정부와 지역단체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바스크 지방정부는 건축물을 소유하고 구겐하임은 미술관 운영과 소장품을 제공하는 협약서를 체결하고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의 세계 3번째 분관을 개관했다.

 

▲ 스페인 북부 바스코지방 비스카야주 빌바오는 쇠퇴한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성공사례다.
■빌바오 도시재생 프로젝트   

빌바오시의 변화는 비단 구겐하임 미술관의 유치만이 아니다.

스페인 빌바오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빌바오 도시재생 2000’ 재단이 자리한다.

150여 개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80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재단은 도시재생 사업을 직접 실행하는 공공기관이다. 재단은 도시발전과 경제 부흥을 위해 살릴 수 있는 산업시설은 최대한 보존하되, 시민들의 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성공적으로 도시재생을 마친 빌바오는 이제 향후 20년 도시를 어떻게 변모시킬 것인가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항상 변모하고 있다.

도시재건계획을 일찌감치 만들고 도심에 방치된 옛 항구를 이전하고 네르비온 강가를 정비하는 것을 첫 작업으로 진행했다.

이렇게 도시정비가 진행되면서 당시 폐허와 낙후의 도시였던 빌바오에 세계적인 미술관 ‘구겐하임’이 자리했다.

빌바오 프로젝트는 15세기 중반의 공업도시의 낡은 이미지를 벗어내고 깨끗하고 정비된 21세기를 향한 문화 예술 도시로 새롭게 탄생하며 전 세계에 ‘빌바오 효과’를 널리 알렸다.

특히 민관 협력단체인 “빌바오리아”와 “빌바오 메트로폴리 30”을 신설해 프로젝트 계획단계부터 여론을 수렴해 나갔다.

공공소유의 땅이나 용도폐기된 폐부지를 호텔이나 주택단지로 개발하고 이를 민간에 분양해 개발후 수익금과 이익금은 주민을 위해 재사용하는 선순환 고리를 완성한 것이 주요했다.  

 

▲ 스페인 북부 바스코지방 비스카야주 빌바오는 쇠퇴한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성공사례다.
<인터뷰> 로벨르스 빌바오 시의원(도시재생 연구가)

빌바오는 지난 수 백년 동안 사실상 조선산업으로 먹고 살며 지탱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1980년대 들어 한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과 선박수주 경쟁에서 밀리면서 빌바오의 조선 철강산업은 경쟁력을 잃고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무려 30%를 넘나드는 사상최악의 실업률은 물론 마약 중독, 방화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지역사회 전반적으로 혼란과 고통이 가중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1983년에는 도시 절반이 물에 잠기는 홍수를 겪었고 시민들은 이때부터 빌바오에 뭔가 혁신과 변화가 필요한 시기임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자칫 도시전체가 몰락하거나 폐허가 될 수도 있다는 의식이 시민들 사이에서 하나하나 전파되어갔고

 여기에서 문화를 입힌 도시재생의 필요성이 강조된 것입니다.

그 결과 연간 관람객 105만명, 2조원의 경제 유발효과, 고용창출, 도시 이미지 홍보 등의 대성과를 이루게 된 세계적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유치를 이끌어낸 배경입니다.

비단 미술작품 전시뿐만이 아니고 어린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 체험 프로그램과 개관시간 연장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음악회와 파티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한 것인데 저녁시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부족한 우리 스페인 빌바오시에는 구겐하임 미술관과 네르비온 강의 경관조명으로 관광객을 더욱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스페인 빌바오=장정철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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