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랭이’ 군산시 신흥동, 근대마을로 변신
‘말랭이’ 군산시 신흥동, 근대마을로 변신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7.11.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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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돌고 돈다. 사람이나 지명이나 이름값을 한다. 군산시 신흥동(新興)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군산의 근현대사 명암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신흥동이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하고 있다.

 
● 군산의 산 역사

 신흥동 하면 옛날에는 ‘말랭이’가, 최근에는 ‘히로쓰 가옥’을 떠올린다. ‘말랭이’는 산봉우리의 사투리다. 

 월명공원 자락에 위치한 신흥동 달동네는 지금은 대규모 공원 등 숲 단지로 변신했지만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로 거대한 주거공간을 이뤘다. 아기자기한 골목길과 동네 우물 등 70~80년대 과거의 풍경이 여전히 물씬 묻어난다. 특히, 군산초등학교를 졸업한 인기 탤런트 김수미씨가 유년 시절을 보낸 곳으로 유명하다.

 ‘히로쓰 가옥’은 일제 강점기 당시 포목점을 운영했던 일본인 히로쓰 게이샤브로가 지은 주택으로 부를 상징했다. 현재도 히로쓰 가옥 주변은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정원을 갖춘 일본식 집들이 골목 좌우로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신흥동은 격동과 영욕의 세월을 오롯이 품고 있다. 이랬던 신흥동이 군산을 대표하는 근현대사 타운으로 거듭나고 있다.

 고지대의 노후한 건축물은 철거되고 친환경 사계절 꽃과 낙엽을 감상할 수 있는 산책길이 조성되는 등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탈바꿈해 시민들에게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근대마을로 대변신을 앞두고 있다. 군산시가 7080의 추억을 향유할 수 있는 ‘근대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요체는 고지대 불량 주거지 공원화 사업 일환으로 군산시가 사들인 주거 시설물 28개 주택과 빈터의 활용이다.

오는 2019년까지 72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가파른 비탈길과 좁지만 아기자기한 골목길의 특성을 살려 7080시대의 아름다움과 추억을 발산하는 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복안이다. 나아가 시간여행마을과 연계해 군산 최고의 아름다운 추억 여행지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이 마련됐다.

 군산시 문화예술과 김봉곤 과장은 “근대 역사·문화, 도시재생과 연계된 특화된 관광지로 만들어 체류형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추억 공간

 신흥동은 마을 특성을 반영한 전시 및 체험시설이 들어서 주민과 함께하는 창조적 도시로 재생된다. 근대문학자료관, 문화놀이터, 안내 센터, 근대영상 음악관, 근대생활체험관, 신흥양조장, 추억관, 전원일기, 골목길 단장 등이 주축이다.

 ‘근대문학자료관’은 군산이 배출한 근대 문학의 거장 백릉 채만식 선생의 소설 작품 ‘탁류’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이 마련된다. 또한, 향토 작가와 주요 작품이 선보이고 작품 기증실, 향토서적 전시실·독서방이 설치된다.

‘문화놀이터’는 고지대 빈땅에 나무위 오두막집과 구름다리 등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을 갖춘다. 특히, 40대 이상의 어린 시절 ‘국민놀이’였던 공기놀이를 비롯해 구슬치기, 고무줄 놀이, 사방치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떡지치기 등을 즐길수 있다.

 ‘안내 센터’는 물품보관함과‘7080 세대’의상 대여, 관광명소 안내 역할을 한다. ‘근대영상 음악관’은 ‘님떠난 군산항’ 등 군산과 관련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연주홀, 음악기기 실물 모형과 7080 DJ박스가 전시된다. 이와 함께 ‘끊어진 항로’와 ‘장군의 아들’, ‘8월의 크리스마스’ 등 군산을 배경으로 촬영된 명작들이 상영된다.

 ‘근대생활체험관’은 고무신가게, 점빵, 빵집, 대포집, 어름집, 다방, 생선집, 쌀가게, 연탄집, 기름집, 이발소, 미장원, 가방집, 시게점, 자전차포, 인쇄소, 군산극장, 문방구, 레코드 가게, 전당포, 양장점, 전파사, 복덕방, 철물점, 서점, 신문보급소, 고고장, 작명소 등 70·80년대 거리를 재현한다.

 ‘신흥양조장’은 ‘목로주점’을 컨셉으로 군산에서 생산되는 각종 주류 전시와 제조 과정, 막걸리 시음장, 막걸리 판매코너를 운영한다. ‘추억관’은 주민 자신이 소장중인 사진과 가구, 그림 등을 꾸미고 전시한다. ‘전원일기’는 신흥동에 태어나 꿈을 키워 마침내 최정상급 배우 반열에 오른 김수미씨의 대표작 전원일기 극중 ‘복길네집’이 등장해 그가 열연했던 줄거리가 소개된다. 아울러 근대마을 조성사업 전 구간 골목길이 7080을 반영한 벽화와 ‘트릭아트(Trick Art)’로 채워진다.

 군산시 문화예술과 곽동근 계장은 “근대마을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시간여행마을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이곳으로 유입돼 70~80년대 추억거리를 체험함으로써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물론 고지대 마을의 창조적 도시재생의 성공적 모델로 자리매김, 군산의 위상을 대내·외에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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