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 점퍼 인기’ 학부모 등골 휜다
‘롱패딩 점퍼 인기’ 학부모 등골 휜다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11.2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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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의 한 중학교 하교시간에 하교를 하는 학생들이 롱패딩을 입고 길을 지나고 있다./김얼 기자
 최근 롱패딩 점퍼가 10대 중·고등학교 학생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며 새로운 ‘등골 브레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부모님의 등골을 휘게 할 정도로 경제적 부담이 큰 롱패딩은 보통 10만원대부터 100원대에 이르는 브랜드 제품이 시중에 절찬 판매 중이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친구들끼리 롱패딩 브랜드와 가격을 서로 비교하며 이름이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탓에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도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전주에 사는 윤모(47·여)씨는 최근 고등학생 자녀가 롱패딩 점퍼가 가지고 싶다고 해서 백화점을 찾았다. 딸과 함께 한 롱패딩 매장을 찾은 윤씨는 가격표를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브랜드 제품이긴 했지만 가격이 40만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가격이 부담됐지만 딸이 또래 친구들에게 혹여나 무시당할까 봐 지갑을 꺼내 들었다.

 윤씨는 “딸이 다니는 학교 반 학생 중 2/3가 롱패딩을 입고 다닌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며 “학생들 사이에 유행이 돌지만 패딩처럼 고가의 상품은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으로 과거 고가의 패딩 점퍼가 불러일으켰던 위화감 조성 문제도 제기된다.

 일부 학생들은 고가의 패딩을 단순히 의류가 아닌 집단에 소속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고가의 패딩 점퍼가 인기를 끌 당시 학생들 사이에선 브랜드 점퍼의 유무가 집안의 재력의 척도로 인식되곤 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부모님을 졸라 고가의 브랜드 점퍼를 장만해야만 했고 이는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으로 이어졌다.

 전주시 고사동 시내에서 멀티매장을 운영하는 이만섭(35)씨는 “몇 년 전 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고가의 특정 브랜드 패딩 점퍼가 유행했다”면서 “집 형편이 어려운데도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부모님을 졸라 제품을 사는 친구들도 종종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또래 대부분 친구들이 점퍼를 가지고 있는데 나만 없으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것 같다. 학생들 사이에선 민감한 문제라 당분간 유행은 지속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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