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구 시인의 ‘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
이원구 시인의 ‘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11.22 16: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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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만 촛불시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장편 서사시가 나왔다. 시집의 주인공은 이름 없는 시민들이다.

 모든 길이 통하는 광화문 광장에 선 시민들은 그 날의 현장을 두 눈에, 아니 두 가슴에 담았을 터. 여기 한 원로 시인도 냉엄한 관찰자로서 역할을 잊지 않으며, 온 겨울을 그렇게 아스팔트 위에서 보내고야 말았다.

 이원구 시인이 광장에서 촛불을 밝힌 시민들의 모습을 담아 ‘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詩와에세이·1만원)’를 펴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2016년 병신년 가을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2017년 정유년 봄까지 천만 촛불 역사 현장의 전 과정을 낱낱이 형상화한 장편 서사 시집이다.

 시인은 고희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시민혁명군이 되어 촛불 광장으로 달려갔다.

 고결한 빛이 쏟아지는 광화문에서부터 시청광장과 청계광장, 삼천효자동과 삼천동, 헌법재판소, 인사동과 종로대로 등을 돌며 시민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밤늦은 시각까지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계속됐던 일련의 기록은 200여 페이지에 이르는 시집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원구 시인은 이번 시집을 기획하고 창작한 이유로 “고도의 문학적 성취를 위해서라기보다 촛불시민 혁명 주체인 시민대중과 함께 촛불의 감동을 나누고, 역사적인 순간의 가치를 후세에 길이 전하는데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시인은 촛불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와 행동을 객관적인 입장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했고, 촛불시민 혁명의 시적 형상화를 위해 다양한 비유를 들고 있어 감동을 선사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서시 ‘어떤 테러리스트’로 문을 열고 있는 시집의 내용을 천천히 넘기다 보니 때로는 실소가, 웃음이, 분노가, 슬픔이, 울화가 터져나온다. 총 4부로 구성된 시집은 ‘분노한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촛불시민 혁명군의 선전포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적폐청산이 시작되었다’등으로 갈래를 타 다섯 달 동안 흘러간 집회의 특징과 성격을 제시한다.

 김광원 시인은 발문을 통해 “여러 시인들의 촛불시를 모아 발간된 촛불혁명 시집은 이미 몇 권 나온 바 있다. 그러나 한 시인이 이번 혁명의 극적인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담아낸 시집은 아직 나온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불후의 혁명으로 만들어지는 생생한 현장을 발로 뛰며 가슴 벅차게 기록한 시인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독적이며 다행한 일인가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북 완주군 삼례에서 태어나 전북대와 동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시집 ‘궁뜰 외할머니네 이야기’로 등단, 시집 ‘개암나무 영혼은 뿌리로 내려가고’, ‘노랑부엉이들 부활하다’, 장편소설 ‘백년간의 비밀’, 수필집 ‘들꽃학교 문학시간’, ‘들꽃학교 노교사 교육희망을 보다’, 저서 ‘시창작교실’,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인물평전 쓰는 법’등을 냈다. 전국국어교사모임 창립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민족문학교과서’를 함께 편찬했다. 현재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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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2017-11-23 08:02:57
흠 ! 촟불이 좋왔다고? 4년후에 보면 알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