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에 따르면 도내에서 오리를 사육하는 농가는 지난해 말 현재 162 농가로 파악되지만, 상시 운영농가는 130 농가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오리사육 휴식제를 희망하는 농가는 이번에 AI가 발생한 고창을 비롯해 군산, 김제, 부안 지역 등의 60여 농가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 겨울철 철새들이 이동하는 경로에 있는 서해안권 지역의 농가로 희망농가가 절반 가까이 돼 사육 휴식제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오리사육 휴식제 확대에 대한 찬반은 논란이 있으나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매년 A1 발생으로 막대한 농가 피해와 방역, 매몰 등 수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을 고려하면 AI 발생 가능성이 큰 농가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고 일시적인 휴식제를 도입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다고 본다. 사육 중단으로 오리 가격 상승과 농가 소득 저하, 사료 등 관련 산업의 피해가 우려되나 AI가 발생해서 입는 전반적인 산업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에서 오리를 포함한 닭 등 가금류의 사육 휴식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되 사육시설 현대화 등 사육환경의 개선도 필요하다. 조류독감인 AI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밀집 사육과 비위생적인 환경 등 현대화 시설을 갖추지 않은 농장에서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어두컴컴한 비닐하우스나 창고에서 밀식 사육과 항생제를 투입해 키우다 AI에 걸리면 살처분하는 사육 방식을 이제는 버려야 할 때라고 본다. 가금류 사육과 시설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정비해 현대화된 시설에서 사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육시설의 현대화와 위생적인 유통, 철저한 방역과 예방노력만이 AI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