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폐교에 따른 각계 도민 반응
서남대 폐교에 따른 각계 도민 반응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7.11.19 13: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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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학교 주변에 별 게 없어서 휑한 동네인데 이제 학생들마저 없어지면 쑥대밭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나마 서남대 학생들이 마트나 시내로 나갈 때 택시를 많이 이용했는데 폐교되면 우리 같은 서민들의 생계는 더 어려워 질 것입니다”

남원에서 27년 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전재중(60) 씨는 서남대 폐교 소식에 크게 걱정했다.

지난 1991년 설립돼 26년간 남원을 대표하는 기관이기도 했던 만큼 서남대 폐교는 서민 생활에 큰 악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서남대가 폐교되면 남원 지역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반발할 것이다”며 “특히 요식업계, 원룸업계 사람들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서남대 폐쇄 방침을 확정하고 이에 따른 후속 절차로 다음달 6일까지 행정예고를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행정예고 이후에는 폐쇄명령 및 신입생 모집정지(12월 중순), 재학생 특별편입학(내년 1~2월), 대학 폐쇄 및 법인 해산(내년 2월)순으로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서남대 폐교 소식은 서남대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10년 넘게 서남대 후문쪽에서 원룸을 운영하고 있는 정갑동(59) 씨는 “건물 네 동에서 원룸을 운영하고 있는데 세 동은 비어있는지 오래다”며 “학생들이 싹 빠져나가면 일반인 상대로 값을 더 내려서 방을 내놓아야될 처지다”고 푸념했다.

8년 째 백반집을 운영하는 김용태(58) 씨도 “이제는 방학 때보다 더 장사가 안되고 있다”며 “남원 인구가 8만 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데 학생들까지 없으면 노인들만 있는 황폐화된 도시로 전락할 것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권영호 서남대 부총장도 교육부의 조치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권 부총장은 “교육부에서는 절차대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하겠지만, 재정기여자를 계속해서 반려한 것을 보면 애초부터 서남대를 살릴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며 “폐교 이후 대책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도 없고 결국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남대 재학생들은 자신의 모교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보이는 한편, 그동안 시끄러웠던 학교생활이 마무리된다는 생각에 안도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소하진 서남대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은 정상적인 학습환경을 위한 학교 정상화를 바랐던 건데 결국 폐교 조치가 내려지니 씁쓸하기도 하고 모교를 잃는다는 생각에 상실감이 많이 크다”면서 “교육부에서 특별편입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은 해주겠지만 동기, 선후배들과 뿔뿔이 흩어지게 될까바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태영 의예과 학생회장은 “그동안 재정기여자들이 수없이 바뀌어 오면서 특히 의예과 학생들은 일명 ‘실습동냥’을 해왔었다”며 “폐교가 되더라도 정상적인 환경 속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편입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또한 폐교 처분에 대해 일정부분 공감하면서도 자녀들의 특별 편입이 제대로 이뤄져야 마음 편히 한숨돌릴 수 있다는 분위기다.

임상병리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자녀를 둔 송모(57) 씨는 “당장 내년 3월부터 새학기가 시작되는데 그때까지 모든게 다 마무리될지 모르겠다”며 “편입 이후에도 부작용없이 학생들이 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교육부에서 교과과정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추후 절차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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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이라는 동네 2017-11-20 12:33:39
남원의 입장이라는 것이 원룸업자, 요식업자, 택시기사 입장 한편으로 이해는 된다. 그런데 정말 남원은 대학이 있을 자리가 아니다. 충원율 30%가 채안되는 대학을 그대로 둘수는 없다. 그리고 한마디로 남원시에서 서남대를 위해서 단 한번도 제대로된 재정지원이나 정책적 지원을 한적이 없다. 그저 자기를 식당 먹여살리고, 택시 타주는 호구로만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30년 남원시와 주민이 해준것이 뭔지 반성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