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학이 아닌 정치개혁을 위한 연대 만들어야
정치공학이 아닌 정치개혁을 위한 연대 만들어야
  • 정운천
  • 승인 2017.10.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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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은 현재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마다 통합과 연대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특히 바른정당의 경우 한국당과의 연대, 국민의당과의 연대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는 극중주의를 표방하며 당대표로 당선되었고 품격 있는 보수까지 포괄하겠다며 바른정당과 연대할 뜻도 내비쳤다. 그리고 바른정당의 김무성 고문과 자유한국당의 정진석 전 원내대표의 정책모임도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 연대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연대와 관련해 많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관점에서 아직은 자유한국당이 아닌 제3당인 국민의당과 정책 연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필자는 그동안 소선거구제도는 양당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좋은 제도로 다당제 정립과 발전을 위해서는 중대선거구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현행 소선거구제도를 중대선거구로 바꾸는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국민의당과 연대가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보는 것이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차원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선언하는 것도 연대의 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공천권 남용과 지방정치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을 막는 것은 꼭 필요한 정치개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전, 이러한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필자가 주도한 ‘국민통합포럼’이 출범했다. 바른정당 9명의 의원과 국민의당 14명의 의원이 의기투합해 국민을 위한 일을 제대로 한 번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번 모임은 기존의 정치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연대모임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정치혁신과 국민통합을 위해 양 당이 중간지대에 모여, 민생현안에 대해 소통하고 좋은 정책은 함께 협의해 공조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아직 출범 초기이지만 정책공조의 움직임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공감대가 형성된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민생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선거구제 개편과 지방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공동 토론회를 개최해 국민과 나라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머리를 맞대어 논의하기로 했다. ‘규제프리존법’은 경제파이를 키워 기업의 기를 살리고 경제 활성화에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거대 야당의 입장 변화로 잠자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그동안 양당제의 폐해를 경험한 국민들의 선택이 현재 다당제의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만들어주신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선거구제 개편도 꼭 이루어 내야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제 좌와 우, 진보와 보수로 진영을 나눠 분열을 야기 시켜온 기존 정치를 넘어 오직 국민만을 위해 나아간다면 한국정치사의 정책 연대의 좋은 모델로 기억될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연대’라는 단어가 요란하게 등장한다. 다양한 말들로 포장을 하지만 결국 당리당략에 의한 연대에 불과했다.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닌 정치개혁을 위한 연대는 국민들에게 분명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처럼 이제 현대 정치에서 의석수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절대적 변수가 아니다. 단 한 석의 국회의원 없이도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한 원칙을 겸비한 실용주의자이기 때문이었다. 보수와 진보, 동서를 가르는 프레임을 넘어 오직 국민을 위한 민생?실용 정치가 필요한 때에 의미 있는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정운천<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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