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본문화관 ‘100년 만에 부활한 심청전’
완판본문화관 ‘100년 만에 부활한 심청전’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9.2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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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문화학교가 운영하는 완판본문화관에서는 심청전(상, 하권) 목판 복각 출판 기념으로 특별 전시회를 연다.(김영호 기자)
 우리나라 출판문화의 대표적 역할을 담당한 완판본.

 전주의 문화적 자산인 완판본 중 한글고전소설의 목판은 아쉽게도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판을 제작하는 기술인 판각 기능의 전수도 거의 사라진 현실에서, 대장경문화학교와 완판본문화관은 이를 타개할 만한 아주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장경문화학교(대표 안준영)가 운영하는 완판본문화관에서 심청전 상·하권 목판 복각(復刻) 출판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회가 열리게 된 것.

 ‘100년 만에 핀 꽃, 완판본 심청전’이란 주제로 펼쳐질 이번 특별 전시회는 완판본의 맥(脈)을 잇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 오랫 동안 시간을 거슬러 새롭게 복각 출판한 심청전을 다시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571돌을 맞는 한글날 주간을 맞이하여 기획되었으며, 28일 목판 복각 출판 기념식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무료 관람.

 대장경문화학교는 목판서화가이자 완판본문화관 관장인 이산 안준영이 함께하는 완판본 맥 이어가기를 목표로 한 전통판각강좌를 기점으로, 완판본 심청전 복원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과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특별 전시회는 안준영 관장과 그 문하생들이 10여 년에 걸쳐 목판으로 복각한 심청전 상·하권과 간행집을 공개한다.

 복각된 완판본 심청전은 1906년 전주 서계서포(西溪書鋪)에서 간행된 완서계신판(完西溪新板)으로 박순호 교수의 소장본을 모본으로 했다.

 책판 제작과정과 함께 심청전 하권의 중요 대목을 현대어로 풀이하여 스토리가 더해진 전시로 대폭 구성하였다.

 현재 목판 복원 사업은 주로 국가나 기관 주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민간이 자생적으로 복원이나 복각을 시작하고 책 간행까지 마친 경우는 드문 것도 사실이다.

 안준영 완판본문화관 관장은 “무형유산의 전승을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기능의 계승이 중요하다”면서, “전통 판각 강좌를 시작으로 기능을 계승하며 심청전 상·하권 전체를 목판으로 복각하게 되어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안 관장은 “완판본 한글고전소설이 독특한 민체와 서민문화의 특수성을 담고 있듯이 이번 전시는 전주 시민들의 참여가 있어 더욱 빛난다”며, “전국에 한글을 널리 보급하여 우리나라 출판문화의 대표적 역할을 담당한 한글고전소설 완판본은 전주의 문화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시가 시작되는 28일 오후 2시에는 새롭게 간행된 완판본 심청전을 기념하기 위해 ‘완판본 심청전 상·하권 목판 복각復刻 출판 기념식’도 열린다.

 이날 기념식은 경과보고, 참여 각수 소개를 비롯해 인쇄 시연, 전통 판각 시연, 서포(책방) 현판식, 왕기석 명창·판 타(打)스틱(stick) 축하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준비될 예정이다.

 당일 오후 7시에는 ‘전주 서포거리(책방골목)의 의의와 가치’를 주제로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이태영 교수의 강연도 이어진다. 

 안 관장은 “매년 한글날 주간을 기점으로 전시, 체험, 문화행사 등으로 문화 원형 전승의 중요성과 완판본의 가치를 널리 홍보할 계획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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