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제도의 변화와 그 대응
교육제도의 변화와 그 대응
  • 국방호
  • 승인 2017.09.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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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평가방법 1년 유예’,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 결정적 역할’, ‘통합과학과 사회 필수선택’, 이는 최근 정권이 바뀐 후 발표된 교육 관련 기사 제목인데 일반인은 물론 교육현장의 관계자들도 한번쯤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수능평가방법은 올해처럼 한국사와 영어만을 절대평가로 할 것인지, 전 과목으로 확대할 것인지를 미룬 것인데 일부과목만 할 경우 다른 교과로 풍선효과가 나고 전교과로 확대하면 수능 전체의 변별력이 떨어져 물수능이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한 “학종이 대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수시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평가에서 학교생활을 반영하는 학생부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현 중3생에게 필수가 된 통합과학과 사회의 ‘수능과목 채택 1년 유보’에는 과목내용에 대해 혼동이 있을 수도 있다. 이전의 공통과학·사회는 각 과목을 한 교과서 안에서 단원을 달리하여 해당 교과교사가 가르친다면 통합에서는 한 교과 내에 각 과목의 내용이 혼합되어 있다.

  예를 들면 생물문제에 물리, 화학, 지구과학 영역이 다 들어 있어 종전과 달리 네 교과를 다 알아야 풀 수 있다. 알려진 것처럼 융합이 요구되는 4차 산업에서는 교과통합이 필수적이라 이에 대한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교사양성과정에서 과학·사회교과 교사가 자신의 전공과 통합교과 자격증을 모두 갖게 되고 기존교사들도 연수를 통해서 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아울러 통합내용에 대한 지도방법도 교과연구를 통해 마련하고 있다. 문·이과 통합의 경우에도 1학년에서 모두가 융합된 공통소양을 배우고 고2부터 진로선택에 따라 심화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본질은 교육정책이 정권에 따라 정략적으로 바뀌는지, 시대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변화인지가 중요한데 후자라면 그 중심역할은 학교와 수업이다. 따라서 어떤 제도적 변화에도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업을 자기주도적으로 연구하고 발표하며 결과를 학생부에 남긴다면 학력신장과 적극적인 성격형성, 대입효과 등 일석삼조가 될 듯싶다.

  개학하고 방학동안 준비한 프로젝트를 동아리별로 발표했다. 담당부장으로부터 들으니 1학기 동안 독서 및 리서치를 통해 얻은 미래인재탐구보고서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로 학생들 간의 지적자산의 공유와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단다. 2시간 반 동안 12개 팀 총 55명이 참가하여 10매 내의 PPT를 10분 내로 발표하는데 팀원 모두가 앞에 나가 인사부터 발표까지 분담하여 역할을 수행했다.

  프로젝트를 통한 연구의 중요성과 논문의 구성 및 표절상의 문제점에 대해 얘기한 후 맨 뒤에 앉아 지켜봤다. 12분야 중 미세먼지와 환경에 대한 주제가 가장 많았다. ‘인공지능과 의료기술에 대한 삶의 질 향상’과 ‘뇌 이식 수술에 관한 탐구’는 가끔 보았던 명사특강 수준에 근접했다. 인권과 윤리 주제인 “수정란은 생명인가?”와 ‘대한민국 교권과 체벌의 연관성 연구’, ‘인권과 교권 탐구’는 교권에 관련되는 데에도 참관한 교사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표현했다.

  ‘선거제도와 정당제 탐구’에서는 정당의 역사와 함께 민주주의의 태생에서 정치현안까지 구체적으로 접근했다. 최근에 학교폭력이 증가하는 즈음에 ‘사이버 및 청소년 욕설 실태 연구’는 욕설을 언어폭력의 관점으로 보며 동물적, 신체적 표현 등 8가지로 분류하였는데 그 유례와 상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언어폭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욕설의 사례를 웃지도 않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모습에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 연구를 위해 대학에 네 번이나 갔다는 팀에는 ‘우~’하는 탄성도 있었고 발표가 끝나면 2,3개의 질문이 뒤따랐다.

  이러한 프로젝트 수업방식을 2차고사가 끝난 다소 느슨한 기간에 전 과목에 걸쳐 실시할 것을 이미 주문했다. 학교의 역할은 학생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거꾸로 수업을 통해 예습하고 토론으로 종합한 후 발표를 통해 공유한다면 대입은 물론 사회생활에 대한 대비가 될 것이다. 능동적인 참여와 협력 그리고 탐구정신, 바로 그것이 굳건한 사회인이 되는 길이 아닐까?

 국방호(전주영생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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