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딸은 학교 폭력으로 숨졌습니다”
“제 딸은 학교 폭력으로 숨졌습니다”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9.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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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여중생 아버지의 눈물
▲ 전주시내 한 중학교 여학생 자살사건 관련 학부모 기자간담회가 15일 학교 입구에서 실시된 가운데 한 학부모가 울분을 토하고 있다./김얼기자
“저는 죽을 때까지 딸을 먼저 보낸 상주입니다. 학교폭력으로 숨진 딸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전주의 한 여중생이 학교폭력을 호소하며 투신해 숨진 것에 관련해 학부모와 유가족이 “학교폭력으로 딸이 숨졌다. 이어 안일한 행정을 일관한 학교의 잘못도 크다”고 목소리를 내세웠다.

 지난 15일 숨진 여중생 유족과 학부모 등은 학교 행정을 비판하며 해당 학교 앞에서 시위했다.

 이날은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피해로 투신해 숨진 것과 관련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열리는 날이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억울하게 죽은 우리 아이를 도와달라’,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학교폭력에 관한 학교의 행정에 비판했다.

 숨진 딸 아버지는 “지난해 10월부터 제 딸은 학교 여자 동기생으로부터 폭언과 집단 따돌림이 시작됐다”며 “각종 SNS를 통해 여중생이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막말을 퍼뜨렸고 이에 제 딸은 학교 가기를 무서워했고 우울증에 빠져 자해까지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숨진 여중생이 살아생전 친구에게 보낸 메시지와 가해자와 나눴던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 내용은 학교폭력을 증명해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메시지 내용은 “손바닥으로 내 가슴팍치고 뺨 두 대 때렸어. 신고하지 말라고 이 악물으라고 하더니 때리더라”,“구경났다고 단체로 와서 보고 있어” 등이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여중생 아버지는 지난 4월 가해자 학생들을 만나 처벌보다 사과를 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해당 학생들은 진정성 없는 태도로 사과했고 이후에도 언어폭력과 폭행이 이어졌다고 숨진 학생 아버지는 주장했다.

 이어 아버지는 학교폭력에 대한 형식적인 학교 측 행정에도 분노했다.

 “도대체 학교는 무엇을 했습니까? 학교폭력 예비 피해자를 위한 대책은 전무하다 ”며 아버지는 울분을 삼켰다.

 이어 “학교는 숨진 학생과 30차례가 넘는 상담을 진행했지만 아이가 학교폭력으로 괴로워했는지 알지 못했다”며 “학교폭력 가해자는 물론이고 해당 학교도 아이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숨진 여중생 부모는 “일부 학생의 폭행과 폭언, 괴롭힘으로 내 딸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다시는 우리 딸과 같은 일을 당하는 학생이 없도록 가해 학생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학교 측은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들의 처벌을 논의했고 경찰은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 학생 신원을 파악해 조사하고 있다. 해당 학교에 다녔던 A양은 지난달 27일 전주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투신했고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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