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쑤의 한인사회> 자식 뒷바라지와 일을 즐기며 사는 길정림 여사
<장쑤의 한인사회> 자식 뒷바라지와 일을 즐기며 사는 길정림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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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1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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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난징에서 공부하는 두 아들의 뒷바라지를 하러 왔다가 무려 10년 세월을 보낼 줄은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난징 시엔린의 한국 황소곱창집에서 기자는 난징에서 10년 동안 생활한 길정림 여사를 만났다. 시엔린은 난징의 대학가일 뿐만 아니라 고층빌딩 밀집지역이기도 하다. 주변의 아파트단지에는 또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곱창집 주변에는 다른 식당과 대형 슈퍼마켓도 있다. 점심이 되자 식사하러 오는 손님이 많았는데 한국인도 있고 중국인도 있었으며, 중국인들 대부분은 젊은이였다. 음식점의 주 메뉴는 곱창구이다. 종업원이 반쯤 익은 곱창을 먹기 좋게 잘라서 불판 위에 올려두고 다시 굽는데 연기는 불판 위에 설치된 환풍기를 따라 배출되었다. 곱창구이는 한국에서 유명한 요리다. 매니저인 길 여사는 주문 받고 서빙하는 등 가게의 일상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녀는 난징에 처음 왔을 때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나중에 당구장 하나를 차려 6, 7년 경영하였다. 하지만 적자만 나는 바람에 당구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작년에 남편 친구가 곱창집을 개업하자 길 여사는 도와주러 왔다.

 길 여사는 남편이 중국과 중국어를 너무 좋아하고 또 난징을 사랑하기 때문에 아들 둘을 난징에 데려다 중국어 공부를 시키는 것을 고집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약 10년 전에 길 여사는 한국의 가게를 정리하고 아이들과 같이 난징으로 왔다. 당시 큰 애는 9세, 작은 애는 6세였다. 지금 두 아들은 닝하이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하나는 고등학생이고 하나는 중학생이다. 큰 애는 반에서 인기가 많다고 한다. 막내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모두 난징에서 다닌 셈이다.

 남편은 난징의 한국마트에서 지점장을 하고 있고 그녀도 출근한다. 그녀는 오전 10시 반부터 저녁 11시 반까지 일한다. 식당이 집에서 비교적 멀기 때문에 한밤중이 다 되어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아이들도 자립심을 배워 된장이나 김치 같은 것을 준비해두면 알아서 밥을 해먹는다고 한다. 길 여사는 아이들이 엄마를 원망하지 않을뿐더러 엄마가 고생하는 것까지 알아주기 때문에 큰 위안이 된다고 하였다.

 애들 아빠는 큰 애가 중국의 칭화대에, 막내는 난징대에 입학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난징에서 10년 동안 생활하면서 큰 애는 한국문화와 중국문화를 모두 잘 배웠다. 길 여사는 두 아들이 지금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뿐만 아니라 간단한 난징 사투리까지 구사할 수 있다고 흐뭇해 하였다.

  장훼이칭·張會淸 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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