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독서가 중요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고은 시인 “독서가 중요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7.09.0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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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이 낳은 글로벌 문학가 고은 시인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전주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의 첫 기조강연자로 강단에 올랐다.

 김형수 시인이 대담자로 나서 ‘책의 바다, 시의 황홀’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고은 시인은 “우리나라 근대사는 모두 서구의 것을 모방하고 답을 반추해 미완에 그쳤다. 통일문제마저도 퇴행하고 있어 미완의 역사다”고 지적하며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서가 중요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학 부문과 관련해 고은 시인은 “우리 문학사 역시 미완의 문학사다. 그런 시대적 환경으로 너무나도 많은, 그리고 뛰어난 작가들이 요절했다”고 탄식했다.

 고은 시인은 “김소월 시인은 신문학을 받아들인 5~10년 안에 완전히 체화된 우리 시를 쓴 사람이지만 진달래꽃 하나 내놓고 죽어버렸다. 그 요절을 어떻게 해서든 의미를 부여한다 할지라도 중단돼버린 것”이라며 “이상 역시 모험의 세계, 두려운 세계,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세계까지 가버린 이지만 20대 끝에서 죽어버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밖에도 고은 시인은 윤동주, 정지용, 이태준 등 당시의 문장가들을 소개하면서 “귀중한 작가들이 안 죽었으면 좋았을텐데 죽은 사람이 많다. 우리의 근대문학 중 주요한 부분은 전부 중단되거나 망실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고은 시인은 비탄과 한탄의 문학근대사를 논하면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버리지 않았다. “우리의 역사가 한편으로는 5000년의 썩어빠진 늙은 역사가 아니라 해야 할 일이 많은 젊은 역사이므로 현대문학인들이 이뤄나가야 할 것들이 많다. 우리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며 “우리의 의미는 해답이 내려진 것이 아니라 과정을 거쳐 새로 첨가하고, 새로 부정되며 만들어져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 고은 시인은 “책을 읽으며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와 언어활동을 통해 스스로 느끼고 깨닫고 파헤쳐야 한다. 문화는 과거 없이 성립되지 않지만 미래 없이는 성립할 필요가 없다.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완성의 역사를 이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고은 시인의 강연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김승수 전주시장, 김용택 시인 등 많은 문학인들이 공연장을 찾아 객석 200석이 모자라 계단에 앉거나 서서 노시인의 강연에 귀 기울였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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