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 무료입장으로 전환해야
경기전, 무료입장으로 전환해야
  • 강주용
  • 승인 2017.08.1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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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45년 동안 이곳에서 살았어요. 물론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경기전이 바로 옆에 있어서 학교와 구별이 안 되는, 그냥 뭐라고 할까? 그냥 친근한 고향집 같은 느낌이에요.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요금을 받더라고요. 그 후로 경기전은 거의 가지 못해요. 그냥 앞동산을 빼앗긴 기분이에요”

 한옥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의 말이다.

 대표적인 문화재이고 사적인 경기전은 전북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한옥마을의 명소다. 한옥마을에 거주한 주민들은 경기전을 문화재라는 느낌보다는 외갓집 같이 친근한 고향집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경기전 관람료를 받으면서 전주시민이 관람료를 내고 들어가기에는 부담이 생겼다.

 2012년 4월 5일 ‘전주시 경기전 관리·운영 조례 제2961호’에 의거 관람료를 신설하고 징수하고 있다. 경기전 관람료를 징수한 이유는 무분별한 입장으로 인한 문화재의 존엄성과 가치성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유료화를 한다는 개정 사유가 있다. 그 당시 관람료는 전주시민과 전주시민이 아닌 사람을 구분하여 △전주시민이 아닌 사람은 어른 1000원, 청소년·대학생·군인 700원, 어린이 500원 △전주시민은 어른 500원, 청소년·대학생·군인 400원, 어린이 300원이다.  

 그후 2015년 4월 15일 ‘전주시 경기전 관리·운영 조례 제3172호’에 의거 관람료를 어른 기준으로 대폭 인상해 △전주시민이 아닌 사람은 어른 3000원, 청소년·대학생·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전주시민은 어른 1000원, 청소년·대학생·군인 800원, 어린이 500원으로 일부 개정했다. 경기전이 전주시민에게 어떠한 의미인지 요금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주시민에게도 요금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경기전은 문화재라기보다는 전주시민에게는 안마당이나 앞동산과 같은 존재이다. 요금이 비싸고 싸고의 문제가 아니라 요금 징수 자체가 시민들에게는 부담감을 주고 있다.

 다른 지자체는 관람료, 이용료를 그 지역민들에게는 받지 않는 곳이 많다.  

 수많은 사람이 찾는 춘천의 소양강 처녀 동상이 있는 소양강스카이 워크는 춘천시민에게는 무료이다. 춘천시민 외에는 2000원을 받고 있지만, 이용료 2000원을 다시 춘천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줘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고 있다. 2000원 상품권을 받은 관광객은 2000원보다 많은 돈을 재래시장 등에서 사용할 것이다. 당연히 소규모 영세업자 및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된다.

 경기전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은 문화재 관리를 위해서 필요한 측면이 상당히 있다. 하지만, 그 지역을 연고로 하는 시민에게 특히, 지역민들에게 징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문화재는 그 지역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고 마음에서 보호하는 마음이 나와야 한다. 돈 몇 푼으로 보호하는 기능은 미약하다. 

 매년 천만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찾는 한옥마을 경기전 관람료를 받아 지방재정에 쓰는 것보다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춘천의 예처럼 전주시민 외 관광객들에게 관람료를 받고 그 전액을 지역 상품권으로 준다면 재래시장의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전액을 지역 상품권으로 주는 것이 일단 재정적인 부담이 된다면 절반을 지역 상품권으로 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서민들의 경제가 돌아야 밑바닥 경제가 살아난다.

 

 강주용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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