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를 통해 세계를 전북으로!
국제행사를 통해 세계를 전북으로!
  • 국방호
  • 승인 2017.07.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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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아한 우리말과 영어로 국명을 부르면 기수가 국기를 들고 나오고 선수가 그 뒤를 따른다. 이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일본, 중국, 케냐, 카타르, 러시아, 인도네시아, 이집트, 아르헨티나 등 40개국의 선수단이 박수를 받으며 입장한다. 이 또한 그리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그러나 이는 지난 15일 우리고장 무주의 태권도원에서 있었던 태권도문화엑스포 개막식 장면이다.

  7월 13일부터 18일까지 열리고 있는 행사에 태권도를 육성하고 있는 학교의 장으로 초대받았다. 2007년부터 시작된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에 40여 개국에서 1,900명이 참가했다는데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세계태권도대회에 183개국의 선수단이 참가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적은 규모다. 하지만 사드 문제로 외교적 갈등이 아직 지속되고 있는 중국이나 내전상태에 있는 시리아, 정치적 내분이 가라앉지 않은 콜롬비아 등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 이 행사에 참가하고 있는 점은 좀 더 눈여겨볼 일이다.

  ‘태권도문화엑스포’하면 개념이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순간 떠오르는 공연이 있다. 몇 차례 중국에 갔을 때 현란한 음악을 곁들인 소림사 무술 쇼를 본적이 있다. 바로 감이 왔다. 식전·후 행사로 웅장한 음악과 조명으로 태권도복을 입고 품새와 격파를 마치 예술공연하듯 넘실댄다. 빠른 템포에 유연한 동작으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안내책자를 보니 매일 두 차례 상설로 이러한 공연을 열고 있었다.

  어린이부터 모든 연령층의 유급자와 유단자 남·녀가 4인1조로 16, 24부문에서 품새와 겨루기, 태권도체조를 경연한다. 문화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체조부문에서 태권도를 이용한 자유안무인데 7인 이상으로 팀을 구성 직접 CD를 준비하여4분 이내로 공연한다. 심사기준을 보니 작품성에서 태권도와 안무의 일치성, 즉 음악과 태권안무와의 조화를 주로 보는데 스포츠가 이념의 벽을 허문 것처럼 이제는 태권도를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의도이다.

  외국어자원봉사회를 통해 이미 여러 차례 국제행사에 참여한 바 있는 필자는 법학을 전공한 회사원인 한 외국인과 명함을 교환하며 사진을 찍었다. 열흘 간 한국에 머물면서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겠단다. 이미 겨울에 스키를 타러 한 번 이곳에 온 적이 있다며 앞으로 가능하면 일 년에 한 번은 오고 싶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한국이 최고예요! 깨끗하고 친절하고 수준이 높아요.” “대만과 더불어 아시아의 민주주의 상징이지요!” 덧붙였다.

  일행과 행사장을 돌아보았다. 로비에서 바라 본 분수는 짙푸른 산자락을 배경으로 더욱 세게 하늘로 쏟아 오른다. 청정무주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연경관과 전 대회를 개최하면서 건설한 예술성 높은 시설과 사진들을 보며 더위를 잊었다. 이곳의 먹거리인 어죽집을 찾기 위해 미용실에 들렀다. 연세가 드신 할머니들이 머리를 마시다가 “이곳은 삼도(三道)가 만나는 곳이라 매년 화합을 위해 제사를 지내요!” “저희 남편도 오전에는 행사에 봉사하러 갔어요!” 주인도 거들었다.

  전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청정지역의 과일을 산 후 우리고장의 자연정취를 느낄 겸 지방도를 이용했다. 산수경관이 정말 아름답고 부남에서는 마침 불어난 물에 많은 사람들이 래프팅을 즐기고 있다. U-20 월드컵에 이어 태권도세계대회가 우리고장에서 열렸고 2023세계잼버리대회 유치 결정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우리고장, 태권도의 융성과 더불어 맛과 소리, 넉넉한 인심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전북으로!

 국방호<전주영생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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