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MOU, 대선 후 태도 확 바뀐 삼성
새만금 MOU, 대선 후 태도 확 바뀐 삼성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7.05.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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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에는 관계자 만나지도 못했는데, 대선 후에는 접견실로 안내까지

 “대선 끝나고 정권이 바뀌니, 삼성의 태도가 이렇게 확 바뀔 줄 몰랐습니다.” 전북도의회 ‘삼성 새만금투자 MOU 조사특위(위원장 양용모)’를 대하는 삼성의 분위기가 지난 19대 대선을 전후해 확 바뀌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도의회 조사특위는 삼성의 지난 2011년 새만금 MOU와 관련, 권오현 삼성전자(주) 대표이사에게 3개 항 질의서를 전달하려고 대선을 전후한 지난 4월 18일과 5월 19일 두 차례 수원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했다.

 3개 항 질의는 ①2011년 삼성 투자계획서 보관 여부 ②투자 계획안 작성한 삼성 부서 ③MOU와 관련한 삼성의 입장 등이다. 양 위원장에 따르면 삼성 측은 특위의 첫 방문에 대해선 “사전에 예약되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질의서는 우리가 전달하겠다”고 말해 직접전달이 불가능했다. 특위는 어쩔 수 없이 질의서를 건넸고, 이런 사실을 내용증명으로 다시 삼성 측에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 직후인 5월 19일의 두 번째 방문에는 삼성전자 대외협력팀 간부 2명이 직접 정문까지 나와 특위 위원을 맞이했고, 함께 본사 내 접견실로 자리를 옮겼다. 양 위원장은 “대선을 전후해 삼성 측의 태도가 확 바뀌어 특위 방문단조차 깜짝 놀랐다”며 “접견실에서 질의서를 대외협력팀에 전달하는 분위기도 아주 부드러웠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방문 접견실에서 특위는 “(2011년 투자계획서를 짰던) 미래전략실이 야무지게 사라졌다. 당시 직원들 모두 그만뒀다. 모든 자료가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을 듣고 그냥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특위의 3개 항 질의 중 삼성 측이 대답하지 않은 투자 계획서 보관 여부, 계획서 작성한 삼성 부서 등 2개 항이 결정적인 단서를 말하는 진위 공방의 ‘스모킹 건(Smoking Gun)’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특위가 지난 5월 19일 삼성전자를 두 번째로 방문하고 “도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대신해 재차 전달한다”며 2개 항만 다시 담아 전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특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진정성을 갖고 새만금 투자 MOU에 2011년 4월 서명했다면 중요한 문서인 만큼 투자계획서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삼성의 문서 작성 부서를 묻는 것도 진상 규명의 키(key)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위는 삼성에 전달한 두 번째 질의서의 답변기한을 5월 31일로 정했다. 이날까지 답변하지 않거나 해당 질의에 대한 답변이 없을 경우 특위는 삼성이 2011년 제출했다고 하는 ‘그린에너지 산단 조성 계획(안)’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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