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시내버스 물량, 기아차에서 생산되나
현대차 시내버스 물량, 기아차에서 생산되나
  • 정재근 기자
  • 승인 2017.05.28 14: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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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경영층이 나날이 심각해지는 전주공장 시내버스 생산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아자동차 등 타 공장에서 부족한 물량을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본보 2016년 7월 19일자, 10월31일자, 11월 9일자 8면 보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투르크메니스탄 시내버스 500대 수출에 따른 생산물량 부족 만회를 위해 지난해 11월 시간당생산대수(UPH)를 0.67대에서 0.87대로 30% 증량하는데 노사합했으나, 당시 ‘6개월 한시’라는 단서조항에 따라 지난 4월23일부로 이를 원상복귀 했다.

 이에 따라 최근 주문적체 물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시장과 고객들의 원성이 빗발칠 전망이다. 올 한 해 현대자동차가 공급해줘야 할 시내버스 물량은 4천300대인데, 현재 UPH로 가능한 대수는 3천200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폐차 주기가 법으로 정해져 있는 시내버스 특성을 감안하면 버스업체들 입장에선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필요한 제품을 공급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본지가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전북 시내버스업체들을 포함한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이와 관련 최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 시내버스의 원활한 공급을 촉구하는 항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문에는 만일 현대자동차가 시내버스를 제때 공급해주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이나 외국산 버스 도입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등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시장과 고객들 분노 수위가 거의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등 타 공장에서 부족분을 대체 생산하는 방안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가뜩이나 국내외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호 고객들마저 경쟁사로 돌아설 경우 타격이 두세 배 클 수밖에 없고, 이렇게 야금야금 시장점유율을 뺏기다 보면 5~10년 후에는 자칫 상용차사업 부문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릴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외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지자 현대자동차 전체 문제를 다루는 2017년 임금단체 협상에서도 전주공장 시내버스 증량 문제가 주요 의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생산 부문을 총괄하는 윤갑한 사장은 최근 열린 임금단체 협상에서 전주공장 증량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고용 안정은 회사가 해주는 게 아니라 시장과 고객이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 현장 대의원은 최근 대자보를 통해 “몰려오는 시내버스 물량도 처리 못하면서 다른 차종 생산물량을 내놓으라며 증량을 막는 것은 전주공장이 문을 닫게 만드는 파행의 길”이라며 그럴 거면 차라리 전주공장 문을 닫으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버스공장 생산라인 관리책임자인 기술그룹장들도 대자보를 통해 시내버스 증량을 호소하고 나섰다. 기술그룹장들은 23일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버스부가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제하에 대자보를 내걸고 한시 빨리 시내버스 증량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술그룹장들은 “고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최근 여러 지역 시내버스업체들을 다녀왔는데, 한결 같은 얘기가 ‘시내버스 공급이 제때 안돼 막심한 손해를 입고 있다’는 하소연이었다”며 “그 중에는 우리 회사를 욕하는 것은 기본이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이런 회사는 언젠가 망할 거라는 막말까지 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우려했다.

 현대자동차는 “지금처럼 계속 증량을 거부할 경우 시장과 고객을 지키기 위해 회사는 부득이 타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그동안 수차례 노조 측에 통보한 바 있다”며 “이는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협상용 카드가 아니라 회사 성장 발전의 중요한 한 축인 상용차사업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문제인 만큼 조만간 결단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완주=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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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니 2017-05-30 09:38:49
저런게 귀족노조다 없어져야할 적폐
ㅇㄹㅇㄹ 2017-05-30 00:06:27
사회의 지탄을 받은 노조라면 없애야 한다. 정도껏 해야지. 시민과 도민 지역경제는 안중에 없는 노조는 사라져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