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졸업사진도 ‘옛말‘, 앨범 없는 졸업
대학교 졸업사진도 ‘옛말‘, 앨범 없는 졸업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05.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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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졸업앨범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차라리 친했던 동기나 후배들과 함께 추억을 남기는 것이 좋아요.”

 올해 전주대학교 졸업 예정자인 임모(24·여) 씨는 “모르는 학우와 찍는 것보다는 평소 친했던 동기나 선·후배, 교수님과 앨범을 제작하기로 했다”며 “주변에서도 졸업앨범 촬영하거나 앨범 구입을 희망하는 친구들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캠퍼스 추억이 담긴 졸업앨범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졸업앨범 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격식에 맞춰 학사모를 쓰고 알지도 못하는 학우와 사진을 촬영하는 것보다 친했던 학우와 추억을 남기는 것이 낫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전북지역 대학교에서는 갈수록 졸업앨범 구입을 희망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전주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25일부터 졸업 앨범 촬영이 시작됐는데 참여 열기가 저조하다”며 “매년 졸업앨범 구매자가 줄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대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졸업자 2600여 명 가운데 졸업앨범을 구입한 학생은 400명 정도다. 졸업앨범 가격은 5만 8000원이었다.

 우석대학교 같은 경우 졸업앨범 구입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 지난해부터 앨범을 만들지 않고 있다.

 우석대 관계자는 “앨범을 만들지 않고 학과나 단체 개인별로 졸업 액자를 제작했다”며 “학생들은 기존 졸업앨범보다 낫다며 호응은 오히려 괜찮았다”고 전했다. 우석대는 올해도 졸업 액자를 제작하기 위해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사진관들도 발맞춰 움직이는 모습이다.

 전북대학교 인근의 한 사진관은 지난 2015년까지 대학 졸업앨범 제작을 맡아왔지만, 작년부터 앨범 신청 수가 부쩍 줄어 입찰하지 않았다.

 반면, 졸업을 앞둔 학생과 후배들이 찾아 자신들만의 졸업앨범을 제작·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사진관 관계자는 “비용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 최근 앨범 제작을 의뢰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게 구성을 하다 보면 비용이 커지는 경우도 있지만, 기꺼이 비용을 내면서도 자신만의 앨범을 만들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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