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문화재 빼고 다 바꿔야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문화재 빼고 다 바꿔야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5.25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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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미륵사지(김영호 기자)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문화재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지적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익산의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등은 발굴 작업이 한창 중이지만, 관광 편의시설인 음식점이나 숙박시설 등은 개발 제한에 묶여 있거나 터덕이던 것도 사실이다.

 전라북도와 익산시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백제 왕도의 역사적인 가치와 서동, 선화공주 등 관련 연구 자료에서 성과를 도출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공주, 부여와 유네스코 백제역사유적지구로 동시에 등재되다 보니, 그간 요원했던 상권 개발이나 교통편 제공 등은 아직까지 여의치 않다는 설명이다.

 앞에 볼 수 있듯이 이번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팸투어'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인프라 확충 시급을 지적했지만, 익산 미륵사지 등의 관광 인프라는 공주나 부여 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는 현실이자 어두운 그늘이다.

 주변 상인들은 "그도 그럴 것이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만 하더라도 인근 미륵산을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주로 찾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라고 말했다.

 향후 관광지로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유네스코 등재 이전부터 편의 사양이 충분하게 조성됐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또, 문화유산을 무료 관람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공주, 부여와 같이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과 왕궁리 유물 전시관 등도 입장 유료화가 거론되고 있다.

 입장 유료화는 단순히 재원을 확충하는 게 아니라 문화재 보호 관리와 관람객을 위해 쓰일 수 있다면 실리와 가치 측면에서 이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경우 개관시간을 올 7월 1일부터는 현행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로 늦추기도 해, 도리어 관람객들에게 문을 열기 위한 자세는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여기에 대한 제대로 된 홍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람객들의 혼선만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아울러, 유적지구도 하드웨어와 같이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에 도내 지자체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부여는 백제문화단지와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등지에 입체영상으로 된 전시 유물과 스마트폰 프로그램 등을 활용한 문화 해설이 구비됐다.

 특히, 과제로 남게 된 체류형 관광지로서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 서동축제 등과 연계해 문화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대안도 제기된다.

 인근 주민들은 "익산시가 식품클러스터다, 보석테마단지다, 벌여 놓은 사업은 많더라도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면 문화 유산만큼 중요한 자산도 없다"며, "지자체가 지금이라도 개발 제한에 묶여 있다고 손을 놓을 게 아니라 역세권 등 도심과 연계한 관광 특화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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