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금구초중교, ‘책 읽어주는 면장님’
김제 금구초중교, ‘책 읽어주는 면장님’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5.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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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구초중, 문화뜰에 ‘책 읽어주는 면장님’ 등 다양한 행사 펼쳐

 

새롭게 조성된 금구느티나무문화뜰에서 서원태 금구면장이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제공 김판용 교장)

 “학교가 환해져서 자주 놀러 오게 생겼어, 봐 멋지지?”

김제에 있는 금구초중학교(교장 김판용)에 들어서자 왼쪽 느티나무 아래가 눈에 확 들어왔다. 그곳에 눈길을 주자 지나가던 할머니 한분이 기자를 불러 세우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예전에는 할아버지들이 윳 놀고 술 마시던 곳인데 이렇게 바뀌니까 아이들이 모여들어 책도 읽고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단다.

  학교와 지역을 하나로 묶는 사업을 꾸준히 벌여온 이 학교는 교정에 있는 500년된 느티나무 아래에 학생과 주민들의 문화공간인 ‘금구느티나무문화뜰’을 마련하고 지역과 함께 할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이로서 마을이 곧 학교가 되는 금구마을교육공동체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금구느티나무문화뜰은 김판용 교장이 김제시에 제안하고, 이건식 김제시장이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마련된 것으로 예산은 김제시와 전라북도교육청이 각각 천만 원씩 이천만 원을 들여 조성됐다고 한다. 그야말로 관학이 힘을 모은 아름다운 콜라보레이션이다. 이곳에서는 언제든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오픈 도서관, 지역민과 함께 하는 가설극장(영화 상영), 감성이 흐르는 나뭇잎 음악회, 빛 그늘 갤러리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게 된다.

  그 첫 번째로 ‘책 읽어주는 면장님’ 행사가 5월 25일(목) 1교시에 금구초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서원태 금구면장이 동화책 <원숭이 수수깨끼>를 낭독하자 아이들이 낯설지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경청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이 공간을 기획하고 추진 한 김판용 교장은 “예전 마을 느티나무는 사람을 불러 들였고, 그 아래에서 다양한 놀이판을 열게 했다”며, “그 느티나무가 21세기형 문화의 공간으로 진화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한편 오는 31일(수) 저녁 6시 30분부터 금구느티나무문화뜰 개관을 기념해 가설극장이 마련된다. 작년에 개봉한 수애, 오달수 주연의 영화 <국가대표2>가 상영되는데 관객이 300명 이상일 것으로 학교 측은 내다봤다. 이 행사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영상과 음향을 지원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금구면사무소가 미리 방역을 실시한다. 또 금구파출소가 교통과 치안, 금구면이장협의회는 마을 홍보 및 노인들 수송, 팝콘과 콜라는 금구에 기반을 둔 동김제농협이 맡아서 하기로 했다.

  말 그대로 지역의 축제이다. 학교의 제안을 지역이 응답하고, 다시 학교의 문화가 지역으로 퍼져가는 선순환의 구조가 이뤄짐으로써 교육에 관한한 지역과 학교가 따로 없는 그야말로 마을공동체가 완성됐다는 이 학교 김도연 학운위원장이 평가가 말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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