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째 시어머니 곁 지킨 고희숙 씨
29년째 시어머니 곁 지킨 고희숙 씨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5.0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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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특집

갈수록 급변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가족이란 형태도 크게 변했다. 대가족에서 소가족으로, 더 나아가 가족이란 소중함마저 희미해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모님에 대한 진실한 애정을 상기시켜주는 이가 있어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5월 8일 ‘제45회 어버이날’을 맞아 전주시로부터 효행부분 수상자로 선정된 고희숙(54·여) 씨. 고 씨는 시어머니를 29년간 정성껏 모시면서 슬하에 1남 1녀 자식들도 훌륭히 키워내며 주변의 본보기가 됐다.

 전주시 인후동 한 아파트에서 남편과 함께 아흔이 넘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고 씨는 극진한 효심으로 주변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29년 전, 고 씨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신혼과 함께 시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게 된 고 씨는 친정어머니를 모시듯 시어머니를 모셨다. 나름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왔다고 고 씨는 회고했다. 그러던 중 고 씨는 지난 2월 시어머니가 자궁을 들어내는 등 큰 수술을 받게 됐다. 주위에선 고령의 나이에 큰 수술이 받는 것을 만류했다. 하지만 고 씨는 결단을 내렸다. 고 씨는 매일 병시중을 들며 지극 정성으로 시어머니를 간호했다.

 당시를 생각하던 고 씨는 “건강하시던 어머니가 수술을 받을 때 가슴이 아리고 걱정에 밤잠을 못 이뤘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건강을 회복하셔서 그전처럼 같은 집에서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며 지냅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수술과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고 씨는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시어머니의 손과 발이 되어 생활하고 있다.

 고 씨는 “시어머니를 위해 뭔가 해줄 수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고 씨는 “부모님을 모시는 일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당연한 일을 할 뿐입니다”라며 “부모님을 모시는 일이 수상을 할 만큼 사회가 각박해져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듭니다”라고 말했다.

 고 씨 효행은 가정에서 그치지 않았다. 집 밖으로 확장해 주변 홀몸노인을 보살피며 자식 노릇을 자처했다. 고 씨는 지난 2013년부터 전주시 독거노인 원스톱지원센터에 근무하며 홀몸노인을 찾아 때로는 친자식같이 때로는 친구의 역할로 그들의 외로움을 덜어준다. 특히,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홀몸노인들을 찾아 동 주민센터와 연결해주며 따듯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역할에 앞장서고 있다.

 고 씨는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등 노인들이 견디기 어려워하는 혹서기가 다가와 걱정입니다. 매일 안부전화를 걸어 확인하지만,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 아쉽습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집안에서는 시모의 건강과 자녀를 걱정하는 평범한 주부. 밖으로는 어려운 홀몸노인들을 위해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고희숙 씨는. 그런 그가 전주시 효행부분 대상자로 선정돼 ‘효부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이런 소식을 귀감삼아 우리 사화가 더욱 따듯해지길 기대해본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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