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금산사 주지 성우스님 인터뷰
김제 금산사 주지 성우스님 인터뷰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4.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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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기 2561년 석가탄신일을 맞아 금산사 주지 성우 스님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가 진정성을 가지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참된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신상기 기자

“언제 어디서나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부처님의 자비심을 본받아 우리 모두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먼저 살펴 보고 돌볼 줄 아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합니다.”

5월3일은 불기 2561년 석가탄신일. 5월 가정의달이자 5월3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금산사 주지 성우(聖雨)스님은 우리 모두가 진정성을 가지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참된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우 스님은 또한 “열흘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은 국토 균형 발전과 인사 대탕평은 물론 국민 통합과 세계 평화를 담보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며 온 국민이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는 국민 축제로 승화되길 기원했다.

국정 농단에 이은 촛불집회, 현직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결정, 열흘 앞으로 다가온 장미 대선, 청년 실업, 장기 불황 등 그야말로 우리 나라와 사회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혼돈과 혼미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금산사 주지 성우(聖雨) 스님으로부터 절망의 시대 희망을 가질 수 없을까, 치유와 힐링의 메시지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우리 모두가 그 어느때보다 힘든 시기를 살고 있습니다.요즘 청년들을 흔히 ‘N포세대’라고 한다. 취업과 결혼, 출산 등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헬조선 시대에 절망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말씀을 해 주시죠.

“일본에서는 ‘사도리’세대라고 합니다. 세상의 벽 앞에서 좌절하거나 침묵하는 그런 청년들이 있다면, 역으로 인생 전체를 포기하라고 더욱 더 격려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자연히 스님이나 신부님이 될 수밖에 없을테니 말이죠. 그렇게 되면 최근 당면한 성직자 수가 감소하는 걱정도 해소될 수 있고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청년들은 도전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크게 절망도 해보고 크게 의심도 해보고 크게 고민도 해보면 결론적으로 크게 비울 수 있게 됩니다. 크게 비운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완전히 썩어 없어져야 많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이치인 셈이지요. 처절한 절망을 체험해야만이 큰 인물도 될 수 있습니다. 석가모니, 예수는 말할 필요도 없고 차이코프스, 베토벤, 톨스토이, 링컨 등 여러 위인들의 경우에도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광명으로 인생 대역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청년 여러분, 깊이 깊이 고민해 보십시오. 그곳에 바로 해답이 있습니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의 여명이 밝아오듯이 말입니다.”

-현대인들이 실생활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과정, 즉 수행에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일상생활 그 자체가 큰 수행입니다. 자비심과 인욕심이 부족하면 세상살이가 무미건조하지만, 부처님처럼 자비와 인욕을 굳건히 견지하면 세상살이가 한 층 더 재미있고 즐거워집니다. 명상 수행법은 크게 위빠사나와 사마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위빠사나는 마음의 흐름을 대면 관찰하는 수행법입니다. 탐심, 진심(화내는 마음), 치심(어리석은 마음)이 일어나면 왜 그런 마음이 일어났는지 그 근원을 파악하는 방법입니다. 그 원인을 올바로 파악(관찰, 투철)하면 자연히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사마타는 마음 통일, 마음 집중이라고 표현합니다. 수식관(숨을 세는 방법), 화두, 염불, 경전독송, 다라니, 주문 등을 일념으로 집중하는 수행법입니다. 그렇게 되면 번잡한 번뇌망상이 일어나지 않고 마음도 평안해집니다. 그러면 명경지수(明鏡止水), 깨끗한 거울이나 잔잔한 물 위에 있는 그대로 사물이 비춰지듯이 자신의 마음과 대상을 올바로 파악할 수 있는 지혜가 생겨납니다. 이와 같은 불교의 모든 수행법을 지관(止觀)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팔만대장경 내용 역시 ‘지관’이라는 두 글자에 귀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세상엔 많은 종교가 있습니다.궁극적으로 종교 수행이 지향해야할 점은 무엇입니까?

“먼저 세계 평화, 공동선, 공생공존의 목적을 지향하는 사랑, 자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화엄경’에서는 선용기심(善用基心)이라고 일컫는데, 선가(禪家)에서는 안심입명(安心立命), 즉 평정심이라고 합니다. 평정심을 체득하는 사람은 무상한 세상사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고, 자비인욕(慈悲忍辱)의 무한히 열린 창조적인 삶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념과 사상, 종교까지도 초월한 자유자재의 상태에서 부처와 같은 대자대비의 삶을 지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촛불집회와 탄핵으로 장미 대선이 임박했습니다. 이시대에 어떤 지도자를 선택해야 할까요?

“호남사람이니 호남사람이 되면 좋겠는데, 마땅한 호남 후보도 없어서 개인적으로 이 자리를 통해 한 말씀 부탁 좀 해보겠습니다. 선거 때마다 대선 후보들이 국토 균형 발전과 인재 탕평책 등 전북에 초점을 맞춘 공약들을 남발해왔습니다. 그러나 당선된 이후에는 진정성을 가지고 이를 실행에 옮긴 대통령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이기도 하기에 남북으로 분열된 것도 서러운데 지역 간, 계층 간, 세대 간은 물론 진보와 보수로 분열되어 있지요. 게다가 네거티브도 한계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런 견지에서 국토 균형 발전과 인재 탕평책은 물론, 국민 통합과 세계 평화를 담보할 수 있는 지도자가 적임자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결론적으로 선거는 온 국민이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는 국민 축제로 승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북도민에게 불심을 전해주시죠?

“행복한 일상생활이 되도록 모든 전북 도민의 가정과 마음에 부처님의 평안과 자비광명이 충만하기를 기원드립니다. 언제 어디서나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일도 중요하고, 불자들은 스스로 부처가 되겠다고 서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먼저 살펴 보고 돌볼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이것이야말로 부처님이 진실로 원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전북 도민의 건승과 전북지역의 발전을 기대합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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