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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과 함께 문학여행… 신석정 문학관과 청구원
방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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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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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적인 목가풍의 시로 30년대 시단에 우뚝 솟았던 신석정 시인은 26세 때 부안읍 선은리에 초가집을 지어 정원에는 은행나무, 벽오동, 목련, 산수유, 철쭉, 시누대, 등나무 등을 심어 놓고 ‘청구원(靑丘園)’이라 명명한 뒤 주옥같은 시편들을 쏟아 냈다.


식민지 치하의 암울한 현실에서 전원에 의탁해 나름의 울분을 삭이며 저항을 모색했던 시인의 땀과 회한이 배어든 현장이 지금의 석정문학관과 청구원이다.

   
 

 부안읍 동중리에서 한학자 집안의 3남 2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난 신석정은 초등학교 때 수업료를 안낸 학생을 벌주는 일본인 교사에 항의하는 운동을 주도할 만큼 어린 시절부터 정의감이 강했다.

이 때문에 무기정학까지 당했다가 간신히 졸업을 한 그는 한학 공부와 초등학교 수학이 학력의 전부이지만 독서 편력은 넓고 깊었다.

석정 선생은 지재고산유수란 속물이 되기 쉬운 것도 인간이요 지조를 헌신짝처럼 버리기 쉬운 것도 인간이므로 뜻을 항상 저 고산과 유수에 두는 날 명경지수와 같은 마음으로 정신의 기둥인 지조를 끝내 지닐 수 있으리라 믿어 지재고산유수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자신의 뜻이 저 의연한 산과 거침없이 흐르는 물, 즉 자연 그 자연의 지조에 있다는 자전적 해설인데 이는 자신을 둘러싼 부안의 자연 속에 자신의 시심이 뜻하는 바가 있음을 고백한 것으로 부안이 낳고 부안의 자연이 키워 낸 시인임을 스스로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과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온 신석정 또는 시대를 밝힌 촛불 신석정 시인은 1931년 시문학지(誌)에 ‘선물’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이후 1974년 작고하기까지 40여년 동안 첫 시집 촛불(1939) 이후 1947년 슬픈 목가(牧歌), 1956년 빙하(氷河), 산(山)의 서곡(序曲), 대바람 소리 등 다섯 권의 시집을 남겼다.

신석정 선생은 1940년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竹)로라는 작품을 문장(文章)지(誌)에 보냈다가 검열에 걸려 원고가 되돌아오자 8.15 해방까지 붓을 꺾었다.

검열에 걸려 원고가 되돌아온 시는

성근 대숲이 하늘보다 맑아

대잎마다 젖어드는 햇볕이 분수처럼 사뭇 푸르고

아라사의 숲에서 인도에서

조선의 하늘에서 알라스카에서

찬란하게도 슬픈 노래를 배워낸 바람이 대숲에 돌아들어

돌아드는 바람에 슬픈 바람에 나는 젖어 온 몸이 젖어…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중에서



그는 병상에서도 잘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로 불러 주면 이를 받아쓰도록 하여 운명하기 며칠 전까지도 시를 지었다.

시인은 와병 중에도 “내가 죽거든 무덤 앞에 태산목(泰山木)을 심어 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청정한 자연에 의탁해 인간사를 노래한 이 시인의 서정적인 시편들은 여러 작곡가들이 임께서 부르시면(김재근, 한만섭 작곡), 산수도(임종길), 작은 풍경(정회갑), 네 눈망울에서는(정회갑) 등의 노래로 되살려 냈다.

   
 

지난 2011년 개원한 석정문학관은 상설전시장, 석정시인 약력·좌우명 소개자료, 스승·선배·동료문인·제자 등 지인 관계사진 자료가 배치되어 있으며 영상시 감상화면, 대표시집 제1시집~5시집, 유고시집·수필집·전집·석정 시 검색 열람 모니터.생전 거처한 서재방 설치 유품 보수. 서실방·석정선생 묵필작품 보수. 지인 제자 합동작품, 석정선생 육필원고. 서필 산수화작품이 배치되어 있다.

기획전시실에는 시대별 참여, 일제통치, 해방전후, 군사독재시기 저항시, 가족 지인 사진. 스승 선배 후배 동료 친필 서한이 배치되어 있으며 60명을 수용하는 1층 세미나실, 석정선생 생애 영상물 관람실, 문학관련 단체 세미나 공간, 문화교실과 북 카페 및 사진 전시실이 있다.

   
 

천혜의 자연과 더불어 귀하고도 귀한 몸 주꾸미와 싱싱한 해물 등 먹거리가 풍부하고 여행하기 좋은 부안은 인문학의 역사도 곳곳에 많다.

아지랑이 아롱거리는 봄날 석정문학관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석정시인의 시심을 담뿍 담아갈 체험과 교육이 준비되어 있으며 신석정 시세계를 시낭송으로 체험하고 가족 친지 여인에게 편지도 쓰고, 석정문학관 함께하는 창작놀이터 벗님넷 에서는 초, 중, 고 청소년들과 문학미션게임 비누공예, 반려 식물 키우기 정원과 텃밭 만들기 등 오감만족 자연 친화놀이 프로그램도 진행중에 있다.

 

   
 

■ 석정문학관 정군수 관장 “석정문학관을 문학의 본령으로 만들 터”

“석정 시인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의 한 소절을 읊으며 글을 올립니다.

먼저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부안군 그리고 지역주민에게 큰 감사를 드립니다.”

정군수 제3대 석정문학관장의 다짐이다.

정 관장은 “김제고 시절 석정 은사님으로부터 2년 동안 가르침을 받아 시인의 길을 걸어온 제가 다시 은사님과 방연(芳緣)을 잇게 되어 큰 부담과 함께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의 환희와 인연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며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격동의 현대사를 지조와 강렬한 역사의식을 작동시켜 문학적 서정과 서사로 표출한 석정시인은 한국 시단의 거성(巨星)이신 오롯한 정신을 기리고 함양하기 위해 부안군민의 전폭적 지원으로 2011년 석정문학관은 문을 열게 되었다.”고 피력했다.

정 관장은 이어“석정문학회원이며 석정의 제자이신 초대 허소라 시인과 제2대 소재호 관장이 초석을 굳건히 다져주시고 수많은 문학자료 발굴과 전시 공연을 통해 문학관의 내용과 형식을 알뜰하고 공손히 꾸며 주심에 감사드린다.”며 “이제 그 촛불을 이어받은 저도 석정의 고고한 문학정신과 도도한 시대정신을 더욱 더 흠향하여 석정문학관이 지역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의 본령이 되도록 더욱 더 정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 관장은 또 “석정의 고향인 부안군 지자체와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먼저 강화하여 석정문학관이 관내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도록 친밀한 공간으로 거듭 태어나고 지역관광 자원으로서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약속드린다. ”고 강조했다.

부안=방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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