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과 전북 주권자의 새로운 역할
대통령 탄핵과 전북 주권자의 새로운 역할
  • 임환
  • 승인 2017.03.12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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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선고 재판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했다. 헌재 재판관 8명이 전원일치로 헌정 사상 첫 탄핵 인용이라는 점이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대통령이 최순실씨 개인의 이익 추구에 관여하고 국민적 신임을 배반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북 정치권은 헌재의 이번 결정은 사필귀정이며, 대한민국 자유민주 질서를 수호한 민주적 대 결정이라고 크게 환영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역사의 수레바퀴는 반드시 앞으로 가게 되어 있다. 어찌 보면 헌재의 판결은 사필귀정이다. 도민들은 작년 10월 이후 최순실 사태를 보면서 합법을 가장한 국정농단에 강한 분노를 표출했고, 거침없이 모두 광장에 나가 촛불을 들었다. 전국적으로 그 누적인원이 1천500만명에 도달했으니, 이보다 더한 헌법은 없었을 것이다. 지역민들은 그 누구의 요구도 없이 단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며 하나의 마음으로 거리로 나와 손에 손마다 촛불을 들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지극히 당연한 헌법 제1조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는 어린 학생의 말에서 콧등이 찡할 정도로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런 거도적인 저항과 열정이 한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잊게 했고, 지난 10일의 헌재 탄핵인용 결정을 내리게 한 근거가 됐을 것이다.

  전북 정치권은 헌재의 탄핵인용 결정은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의 힘으로 적절한 견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적극 환영한다는 논평을 곧바로 냈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지난 10일 ‘국민주권 승리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 탄핵은 그 자체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개헌론과 제3지대 빅텐트론 등 정치적 역동성이 살아나고, 또다른 종착역인 19대 대선을 향한 레이스도 시작됐다. 여야 구분이 없어진 정치권은 5당이 곧바로 저마다 대선 후보를 내는 경선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5월 9일이 유력한 대선 가도에 남은 기일은 두 달이 채 안 되는 아주 짧은 시간이다.

  대통령 파면을 이끌어낸 도민들의 주권자 역할이 이번 대선 정국에서 다시 한번 강조된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조기 대선에서 200만 도민들이 진정한 주권자임을 각 후보에게 확인해 주는 일이다. 이 일은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정의와 용맹을 올바른 대선 주자를 선택하는 데 적용하는 일이다. 대선 후보들의 말과 행동을 검증하고, 공약과 정책을 엄격히 따지는 일이야 말로 도민들이 진정한 주권자임을 대선 후보들에게 선포하는 일과 같은 것이다. 이를 위해선 도민들이 19대 대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60일 안에 치러지는 차기 대선은 조기 대선이란 말보다 ‘단기 대선’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에 차기 국정지도자를 뽑는 일에 도민들이 적극 나서 주권자 역할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역사의 위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과거의 실패를 음미해야 한다. 국가지도자의 잘못으로 치르게 된 조기 대선인 만큼 주권자로서 전북 선거인의 어깨는 그만큼 더 무겁다 할 것이다. 촛불집회의 결연한 열기를 대선 후보 검증에 다시 적용하자. 그래야 대선 후보들도 전북을 가볍게 보지 않을 것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의 한 맺인 전북인물 홀대, 국가예산 소외 등의 어두운 시대를 종식할 수 있을 것이다.

  대선 주자들은 최악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지역경제의 회복을 위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말로만 지역을 위해, 소수약자를 위해, 지방의 서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해선 도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우리 모두 굳건하고 바르게 전북 발전과 전북 몫을 찾자”고 호소한 바 있다. 도민의 선택을 받으려는 대선 후보라면 전북 발전을 위한 정당한 몫 찾기와 관련한 대안도 반드시 내놓아야 할 것이다.

 임환 /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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