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 정운천
  • 승인 2017.02.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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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업(同業), ‘함께할 동’에 ‘업 업’자를 쓰는 동업은 그 의미 그대로 ‘함께 일한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흔히 주변에서는 친구 또는 지인 등과 같이 사업을 하거나 장사를 한다는 의미로 자주 표현되는 듯하다.

며칠 전 어느 기자로부터도 이 단어를 듣게 됐다. “태양과 동업하는 것이 농업이라는 의원님 말씀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되짚어 생각해보니 필자도 ‘동업’이란 단어를 그동안 참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

이제는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실 것이다. 필자는 국회에 입성한 후, 초대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농민과 농가를 살리는 동시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으로서 환경보호와 산업발전을 함께 이룰 수 있는 대안으로 ‘태양광 농가발전소’를 제시했다. 이것이 지금의 산업통상자원부 시범사업으로 확정돼 추진 되기까지 그동안 상임위와 국정감사, 예결특위, 대정부질문 그리고 토론회 등을 통해 정말 끈질기게 준비하며 집요하게 주장했다. 그럴 때마다 꼭 서두에 꺼냈던 이야기가 바로 “태양과 동업하는 것이 농업입니다!” 라는 말이었다.

농민들은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질 때까지 늘 태양과 함께한다. 태양 바로 아래에서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피부를 까맣게 태워가며 일한다. 그리고 그 햇볕으로 영양분과 온기를 주며 곡식과 열매를 길러낸다. 더 나아가, 이제는 태양으로 직접 에너지를 발전시켜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한편 연금과 같은 성격의 안정적 소득원까지 만들 수 있게 됐다. 농민과 태양은 그렇게 동업하며, 더욱더 서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이가 된 것이다. 단순히 함께 일하는 의미를 넘어, 서로 더 큰 발전을 위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농민들이 태양과 동업을 하듯, 필자는 전북도민들과 동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스친다. 농민들이 태양을 바라보듯, 필자 또한 전북도민들만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전북에서 20년 만에, 전주에서는 32년 만에, 도민들과 시민들께서 보수정당 출신의 정운천을 동업자로 선택해 주셨다. 왜 그러한 선택을 하셨는지 그 깊은 뜻과 염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필자는 어떠한 정책적 판단의 순간에도, 또 지난해 연말 새누리당 탈당을 결정할 때도 다른 것은 중요치 않았다. 당리당략, 계파, 개인의 안위는 보이지 않았다. 오직 도민들만 바라보고 오로지 전북 발전에만 집중하면 됐기 때문이다.

태양이 아무리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녀도 그것을 활용하여 먹거리와 에너지로 발전시키는 농민이 없으면 큰 소용이 없다. 필자가 아무리 전북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싶어도 함께 손잡고 동업할 도민들이 계시지 않다면 힘이 나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필자의 노력이나 계획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할 것이다. 태양과 농민이 그러하듯, 필자와 전북도민이 그렇게 전북발전을 위해 떼려야 땔 수 없는 동업자의 관계인 것이다.

동업, 그리고 동업자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라고 그 의미를 다시금 정의 내려보고 싶다.

정운천<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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