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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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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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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한 도시 군산이 올 설만큼 이토록 울적한 해가 또 있었을까. 군산 경제를 지탱하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설을 맞은 시민들과 고향을 찾은 출향인사들은 한결같이 향후 몰아닥칠 경제 한파를 걱정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특히, 군산조선소 폐쇄 소식은 설상가상 소비 심리마저 위축시켜 설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상권에 찬물을 끼얹은 악재로 작용했다. 한때 군산은 물론 전북의 희망이었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절망의 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군산조선소 존치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열기는 용광로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다.




●비보(悲報)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일 군산시를 전격 방문한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은 “전 세계 조선 산업 발주량이 15%로 급감하고 울산조선소 역시 3개의 도크가 중단된 상태”라며 “결국, 군산조선소도 잠정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6월까지 물량이 마무리되면 시설 유지팀만 남게 될 것”이라며 군산조선소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듯 “나머지 인력 보존도 확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산조선소에 1조 4천600억이 투자돼 회사 입장에서도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규 수주 물량이 있으면 재가동 할 것”이라며 실낱같은 여지를 남겼다. 그는 또 “군산조선소 폐쇄라는 표현은 적합한 표현이 아니다”며 “일감 부족으로 인한 부분적인 휴업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시민들은 없다. 이미 지난 2015년부터 군산조선소가 철수할 것이란 설이 파다했다. 그래도 대부분 낭설로 치부했다. 천문학적 돈이 투입된 기업이 하루아침에 일감이 없다고 순순히 포기할 수 있겠느냐는 상식을 믿었기 때문이다. 속된말로 설마가 사람잡는 꼴이 됐다.



●흔들리는 대들보


군산조선소는 단순히 기업이 아니라 군산경제의 대들보나 다름없다. 군산조선소는 지난 2007년 군산시민과 도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군산에 진출했다. 130만톤의 도크와 1천650톤의 골리앗 크레인은 세계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해마다 대형 선박 12척 이상 건조와 매출 1조2천억원의 이상을 기록하며 군산 경제의 20% 이상을, 전북 수출의 8.9%를 각각 차지하고 있고 근로자 5천여명으로 군산과 전북 경제의 상징 그 자체다.


매월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는 1천975억원으로, 이 가운데 군산지역 가계 소비지출 규모는 전체 인건비 30% 해당하는 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방세 납부는 63억원, 지역 협력업체 거래실적은 식당과 도시락, 용역, 통근버스 등 다양한 업종에 2천900억원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생산유발 효과 2조2천억원, 수출 실적 7억800만달러(8천500억원)가 말해주듯 군산조선소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상당하다.


군산조선소가 폐쇄 위기에 직면하면서 관련 협력업체 근로자까지 이미 1천351명이 실직하는 등 대량실업 사태가 전북을 덮치고 산업계 전반의 악영향이 지역총생산(GRDP)까지 뒤흔들 정도로 위험 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



●공동 운명체


군산조선소가 탄생은 가히 파격이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군산시와 전북도의 공격적인 행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 군산조선소 부지 18만2천㎡(5만5천평)는 전북도 경제의 입과도 같다는 군산항 8부두 예정부지였다. 그것도 10만톤급 선박 접안 부두로 개발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노른자 부두였다.


국가 기간 시설 사용을 특정 기업에 배려하는 것은 특혜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항만시설보호지구를 제척, 산업용지로 변경됐다. 그리고 전북도와 군산시도 투자유치 촉진 조례에 따라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을 지원했다. 군산조선소가 군산은 물론 전북에서 새로운 신화 창출로 지역과 국가발전을 선도할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군산조선소 존치 여부는 비단 현대중공업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영 효율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경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군산조선소 도크는 울산 본사 10개, 삼호 3개, 미포 4개와 달리 1개여서 도크 폐쇄는 곧 대량 실업과 전북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군산조선소 도크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선박건조 물량을 군산조선소로 배치해야 한다는 군산시민과 전북도민들의 주장이 생존권 차원 이상으로 설득력을 더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조선산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낙관론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침체기를 벗어 회복기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계 유가가 상승하고 세계 유수의 해운회사들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상운송 운임이 현실화될 경우 선박의 대형화 추세를 부추겨 신규 선박 발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군산조선소 가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히고 있다.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시 지난 10여년의 시간을 투자해 구축된 인프라(시설 및 기술인력)의 손실이 막대하고 재 가동시 1년 이상의 인력 확보 시간과 시설운영 구축에 따른 막대한 예산 소요로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란 얘기다.


또한, 높은 협력사 비율(80% 이상)과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전북본부, 그린쉽기자재시험인증센터, 군산대, 군장대 등 우수 조선인력 공급이 수월한 군산조선소 존치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응답하라


“군산조선소와 전북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물량을 배정해 주세요!”


지난 25일 살을 에는 차가운 날씨 속에서 문동신 군산시장과 김관영 국회의원, 박정희 군산시의회 의장, 김동수 군산상의 회장을 비롯한 700여명의 전북도민들은 현대중공업 정몽준 이사장 자택 앞 대로변에서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한 릴레이 시위 출정식’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군산조선소 도크 가동중단을 막고 운영 정상화가 될 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천명했다.


나아가 내달 1일부터는 정몽준 이사장 자택 앞과 대로변에서 릴레이 1인 피켓시위와 플래카드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며 2월 14일 오후 2시 30분 군산 롯데마트 앞에서 5천여 명이 참석할 예정인 범도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단란했던 가정에 웃음이 사라졌어요. 아이들을 위해서도 일해야 합니다.”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를 다니다 일자리를 잃은 상당수 근로자의 피맺힌 절규를 누가 멈추게 할 수 있는가?


바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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