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곳곳이 ‘낙서’로 몸살
전주 한옥마을 곳곳이 ‘낙서’로 몸살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1.19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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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전주시를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한옥마을 등 시내 관광지가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일 오후 1시 전주시 한옥마을. 평일임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잇따라 한옥마을 공영주차장은 이미 만석 상태다. 수많은 관광객들은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으며 거리를 배회하는 등 한옥마을의 정취를 맘껏 느끼고 있었다.

한옥마을 입구에 위치한 ‘경기전’은 관광객들이 제일 먼저 찾는 명소 중 하나다. 사적 제339호인 경기전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초상화)를 보관한 곳이며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한복을 입은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원해 연중 내내 인기가 많은 장소다. 그중 경기전 내부에 위치한 대나무 숲은 대표적인 사진촬영 명소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나무 숲 일부 대나무가 날카로운 도구 등으로 훼손돼 있어 관광객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나무 껍질엔 “윤0 사랑해, 이계0 갔다감” 등 선명한 자국으로 낙서가 돼 있는 상태였다. 일부 대나무는 낙서를 없애고자 대나무색과 비슷한 색으로 덧칠한 상태였지만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워 보였고 낙서가 심한 대나무는 이미 베어놓은 모습이었다.

경기전 관리 관계자는 “일부 몰상식한 관광객들이 열쇠나 돌멩이로 대나무에 이름을 새기는 등 낙서를 한다”며 “숲에 들어간 관광객들에게 주의도 주고 양해도 구해봤지만 돌아서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어“성숙한 ‘관광의식’의 부재 그저 아쉽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나무 숲은 어진을 모셔놓은 본전과 달리 CCTV는 설치되지 않았으며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경고문구와 함께 줄로 막아 놓았을 뿐이다. 이어 5만m²에 달하는 넓은 경기전을 단 4명의 문화재지킴이로 관리하기에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낙서 관련한 문제는 전주시 교동에 위치한 ‘동고사’에서도 나타났다.

최근 전주시내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로 유명세를 탄 동고사는 술병과 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들과 인근 대나무 숲에 있는 대나무에는 자신들의 이름과 애교 섞인 문구를 새겨 넣는 등 낙서들로 이곳에 상주하는 스님이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유명 관광지로 주목을 받으면서 사람이 몰리니 자연스레 쓰레기와 낙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에 동고사 측에서는 분리수거함과 함께 현수막까지 설치해놨지만 무용지물이라고 밝혔다.

전주시 측은 문제를 파악해 관련 부서를 정하고 조속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주시는 “동고사는 전북 문화재뿐만 아니라 공원으로도 속해 있어 관련 부서들과 협의 후 관리해야 할 것 같다”며 “경기전 현장 방문을 통해 진상파악 후 문제들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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