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호적 1호’, 김제 출신 송재욱 선생
‘독도 호적 1호’, 김제 출신 송재욱 선생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6.10.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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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 내부의 영토회복기원비에는 백두산, 독도가 그려진 우리나라 지도와 함께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여기 영토 찾는 기원을 심노니, 아 내 조국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땅 어서어서 하나 되게 하고서, 독도인 송재욱’

30여 년, 인생의 절반 이상을 독도인으로 살아온 송재욱(75) 선생.

24일 송 씨의 독도에 대한 혼이 깃든 김제시 금산면의 동동동심원(東同童心園)을 찾았다. 그러나 송 선생이 병환으로 서울에 입원 치료중이어서 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이웃주민 서만식(65) 씨를 만나 송 선생과 동심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서울서 송 선생 병간호를 하고 있는 부인 계명의(73) 씨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독도로 원적을 옮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공원 중턱에 자리 잡은 동심루에 올라서자 건너편의 금평저수지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동심루 처마에는 독도 관련 사진들과 함께 공원에 세워진 비석들에도 독도 관련된 글귀들로 가득해 독도에 대한 송 씨의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 24일 전북 김제시 금산면에 위치한 동동동심원이 허술한 관리와 더불어 내부의 물품들을 훔쳐가는 도둑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김얼 기자

하지만, 지난 7일부터 이곳 공원은 문을 굳게 닫아 놓은 상태다. 평생을 독도인으로 살아온 송 씨가 4년 전부터 파킨슨병으로 투병생활로 더는 공원 관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서다.

송 씨의 부인 계명의 씨는 “공원을 홀로 가꿔온 송 씨였기에 자연스레 공원관리가 소홀해졌고, 더불어 이곳에 전시된 도자기와 장독대 등의 유물 40여 점을 도난당해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송 씨는 우리나라 최초로 호적을 독도로 옮긴 장본인이기도 하다. 송 씨는 지난 1987년 11월 본적을 김제에서 독도로 옮기면서 독도 호적자 1호가 됐다.

송 씨가 독도로 호적을 옮기게 된 배경은 독도어민 최종덕 씨의 사망소식을 뉴스로 접하게 됐다. 당시 독도에서 어업을 하며 살던 최 씨가 숨져 독도가 유인도에서 무인도가 됐다는 신문기사를 본 송 씨는 울릉도를 직접 찾아 아내와 2남 2녀 자식까지 6명의 호적을 경북 울릉군 독도리 산 1번지로 옮기기도 했다.

이러한 송 씨의 투병생활을 들은 독도수호대 김점구 대표는 무엇보다 비통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 대표는 “송 선생은 우리 것에 대한 애착심이 강한 선비와도 같은 분이었다”며 “송 씨가 호적을 옮길 당시 우리나라 상황은 독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적었던 때였던 만큼 송 씨의 업적에 대해 높이 사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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