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와 ‘새만금 복합리조트’
강원랜드와 ‘새만금 복합리조트’
  • 정운천
  • 승인 2016.10.10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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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강원랜드가 3년 동안 사행산업 매출총량 규제를 위반해 3년간 2,800억원의 초과매출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필자는 이번 국감을 통해 “카지노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이용객들의 도박중독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강원랜드 도박중독 치유사업 규모는 매우 작은 것으로 드러나 도박중독관리가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는 도박중독 관련 조사 및 연구에도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강원랜드의 카지노 입장객은 내국인만 310만명에 이른다. 강원랜드 이용객의 중독률은 일반인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행산업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일반인의 도박중독률은 5.4%이지만 강원랜드 이용객들의 중독률은 61.8%였다. 강원랜드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객 10명 중 6명은 이미 도박중독에 빠져 있다는 얘기다.

강원랜드는 도박중독자 치료를 위해 중독관리센터인 ‘클락’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도박중독센터의 주요업무인 중독조사 및 연구 활동 관련 예산은 최근 3년간 단 1원도 집행되지 않았다. 상담 업무도 과부하 상태다. 센터에서 도박중독예방치유사업을 담당하는 직원은 19명인데 이중 전문상담사는 8명에 불과하다. 센터 이용자가 3,400명에 달하는 것을 볼 때 상담사 1명당 400명 이상의 도박중독자를 상담·관리하는 셈이다. 도박중독 예방치유와 관련한 총사업비는 12억9,500만원에 그쳤다. 이는 강원랜드 전체 수익의 0.1%에 불과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벤치마킹 해야

속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달빛꽁지, 햇빛꽁지로 불리는 고리의 불법대출이 카지노 내부에서, 특히 카지노 휴게실에서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 불법 대출업자들이 버젓이 자리 깔고 앉아 불법대출 영업을 하며, 도박중독자들을 ‘자살’이란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내몰고 있다.

도박을 예방하기 위해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 카지노감독청의 철저한 관리로 2008년 카지노 설립 이후 도박중독률이 2.9%에서 0.7%로 대폭 감소했다.

도박중독자를 예방하기 위한 규제의 필요성도 지적되고 있다. 도박중독의 시작은 카지노 상습 출입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게임장 출입을 오랜 시간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다. 강원랜드는 앞으로 도박중독 문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강원랜드가 고품격 종합리조트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

도박이냐 게임산업이냐

새만금에 복합리조트 건설을 둘러싸고 카지노 설립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만금사업 전체 예산은 지난 2010년 1천257억원에서 2012년엔 4천945억원으로 늘었고, 2014년부터 7천억원대를 기록했다. 작년엔 용지조성비가 3천44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하며 전체 예산이 7천447억원을 달렸지만, 올해는 6천93억원으로 다시 축소됐다.

정부는 2020년까지 전체 72.7%를 매립하겠다는 1단계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예산배정은 매우 인색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투자가 인색한 상황에서 새만금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투트랙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 대안이 바로 새만금복합리조트이다.

새만금 복합리조트가 건설되면 향후 5년간 생산유발효과 23.5조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8.9조원, 창출 일자리 23만개가 기대된다. 또한 그간 지지부진했던 공항, 항만, 도로 등 새만금 내부개발의 가속화가 기대된다.

지난 2005년 마리나베이샌즈를 건설한 싱가포르는 건설 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8%에서 이듬해 14.8%로 급등한 바 있다. 국제회의 개최건수가 세계 1위로서, 세계 MICE산업의 거점이 되고 있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의 사례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아야 한다.

미국 라스베가스 등 카지노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도박의 시선이 아닌 게임과 오락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도박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박방지청을 만들어 도박중독률을 낮추고 있다.

새만금복합리조트 건설은 분명히 새만금사업에 청신호가 될 것이다. 그 부작용으로 부각되고 있는 카지노 도박문제에 대해서는 강원랜드 사례가 아닌 싱가포르의 사례로 철저히 예방하면 될 것이다. 전북도민들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운천<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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