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창조경제연구원 이사장 ‘유라시안 네트워크와 개방한국’
이민화 창조경제연구원 이사장 ‘유라시안 네트워크와 개방한국’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6.09.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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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저녁 7시 전북도민일보 6층 대강당에서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이 한국의 미래전략과 유라시안 네트워크라는 주제로 비전창조 아카데미 특강을 하고 있다. 신상기 기자

 “과거에 비해 현재가 모든 면에서 상황이 좋아졌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왜 헬조선이라고 할까요”

전북도민일보 CVO과정 16주째 강사로 나선 창조경제 연구원 이민화 이사장의 강의는 이 같은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이 이사장은 “오늘은 여러분에게 해답을 알려드리려는 게 아니며 문제를 하나 내고싶다”며 “해답은 스스로 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학도로 알려졌지만 의외로 이날 강의는 인문학 위주로 시작됐다.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자부심이며 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역사는 현재를 있게 한 근본이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결코 있을 수 없다. 과거 추격경제에만 몰두하던 우리는 창조경제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과도기에 있으며 뛰고 넘어야 할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는 이 이사장은 ”기업가 정신이 우리나가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17세기를 지배했던 신성로마제국을 제외한 3대 제국이 알타이 족이었다”며 “실크로드의 붕괴로 소멸됐던 유라시안 네트워크를 일본과 더불어 유일하게 세계경제 10위권에 들어있는 한국주도로 되살리기 위해 기업가 정신 배양”을 요구했다.

정부 후견주의 배척이 선진국 진입의 열쇠

지금 한국은 4가지 중대한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15년 동안 국민소득은 2만 불 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세계 경제 비중은 하락하고 있다. 지역 계층 간 사회 분열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북핵으로 대표되는 남북문제 또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독도영유권, 동북공정 등 일본, 중국과의 외교 갈등은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국가 정체성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이러한 문제 해결이 가능해 질 것이다. 후진국에서 중진국 진입 패러다임과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 패러다임은 같지 않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중진국 진입은 선진국을 추격하여 ‘ 혼자 열심히’ 노력만 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선진국 진입은 남들과 ‘더불어 다르게’ 해야 한다. 한마디로 하자면 ‘닫힌 한국에서 열린 한국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한반도 국가에서 글로벌 허브 국가로서의 새로운 국가 정체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는 전략으로 “제도 경쟁력 강화, 닫힌 분야 개방, 네트워크 중심 국가”라는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 째는 제도 경쟁력 강화다. 지금의 한국은 기술이 번 것을 제도가 까먹고 있는 구조이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요 요인은 불합리하고 각종 규제와 제도의 미비로 인한 서비스 산업의 후진성에 있다. 기술로만 경쟁하는 분야에서 한국은 이미 세계적 선도국가 대열에 진입했다. 그러나 제도가 뒷받침해야 하는 금융, 교육, 의료, 행정 등 서비스 산업에서 한국은 후진국이다. 인터넷 기술로 이룩한 경쟁력을 공인인증서와 인터넷 개방성 제도로 후퇴시킨 사례를 보라.

둘 째는 닫힌 분야의 개방이다. 한국의 산업별 경쟁력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눠진다. 우선 가장 경쟁력이 있는 이른바 A학점에 해당하는 그룹의 분야에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IT, 모바일 등이 속한다. 평균 수준인 B학점 분야에는 유통, 서비스, 내수 제조, 스포츠 산업 등이 속한다. C학점 분야에는 의료, 법률, 행정, 금융, 교육, 노동 등의 6 대 문제 분야가 있다. 놀랍게도 국제 경쟁력이 OECD 하위권인 이 6 대 분야에는 오히려 한국 최고의 인재들이 몰려가고 있다. 세 그룹의 경쟁력 차이는 개인 역량이 아니라 개방 정도에 비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개방된 분야는 경쟁력이 상승한 반면 개방되지 않은 분야는 경쟁력이 후퇴한 것이다.

셋 째는 네트워크 중심 국가다. 후진국이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지향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나라가 약할 때는 강한 국가를 따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반면에 선진국을 지향하는 시점에서는 강대국을 추종만 해서는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선진국의 견제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한국의 외교 전략인 강대국 추종 전략을 극복하기 위하여 우리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추종 전략만으로 선진국 진입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선도 국가들은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음을 명심하자.

이 세 가지 전략 구현을 위하여 ‘유라시안 네트워크 구현’을 제안한다. ‘개방과 공유의 열린 한국’의 정체성으로 대한민국으로 한반도 국가에서 전세계 글로벌 허브 국가로 재 정립하자는 것이다. 현 정부의 유라시안 이니시어티브 전략의 구현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열린 국가 전략으로 선진국 진입해야

한국인의 에너지는 워낙 강하다. 한 번 열리면 세계로 무섭게 뻗어 나간다. 반면 닫으면 내부에서 서로 충돌한다. 개방을 통하여 우리는 손해 본 사례가 거의 없다. 개방 네트워크를 통하여 제도의 경쟁력과 폐쇄된 집단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글로벌 선도 전략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선도 국가 진입은 열린 국가 전략인, 유라시안 네트워크와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의 세계화의 결합을 통하여 가속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창조경제의 세계화와 유라시안 이니시어티브는 상호 보완적인 국가 전략인 것이다.

◇이민화 이사장은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카이스트에서 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카이스트에서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 최초의 벤처기업인 ㈜메디슨을 설립, 세계적 의료기기 회사로 성장시키고, 100여개 의료 기기 회사 설립을 지원,그 중 16개가 상장됐다.

1995년 벤처기업협회를 설립, 초대 회장으로 벤처기업특별법 제정, 코스닥 설립 등 수많은 벤처 정책을 입안해 한국의 벤처입지 형성에 기여했다.

포상으로는 금탑산업훈장, 벤처기업대상, 한국경영자 대상 등이 있으며, 1999년 아시아 리더 20인, 2007년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 2010년 한국의 100대 기술인과 2015년 광복70년 70대 기업인에 선정됐다.

다음 17주차 강의는 22일 오후 7시 전북도민일보 6층 대강당에서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박광성 총장의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삶’이라는 주제로 이어집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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