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혁신도시, 농생명 메카 구축 기반 탄탄
전북 혁신도시, 농생명 메카 구축 기반 탄탄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6.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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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혁신도시와 농생명산업 연계방안 <1>

 #1: 전주시 완산구 효자로의 전북도청에서 김제 쪽으로 5분 정도 차를 몰면 커다란 간판 하나를 만난다. 전북의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희망의 땅 전북 혁신도시를 알려주는 입간판이다. 혁신도시의 위력을 보여주는 한 통계가 올해 초 발표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완주군 이서면이 전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면(面)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통계다. 작년 말 현재 이서면의 인구는 1만5천여 명, 3년 전인 2012년 말(6천226명)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껑충 뛴 수치다. 1위인 이서면의 인구는 2위인 익산시 오산면(8천745명)이나 3위인 익산시 황등면(8천157명)과 비교해도 6천 명 이상 더 많은 규모였다. 혁신도시를 낀 완주군 이서면이 인구로 따지면 ‘슈퍼 파워’에 등극한 셈이다.

 전북 혁신도시의 중심엔 농촌진흥청과 산하 4개 과학원이 매일 국내 농생명 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과 실증으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내년이면 한국식품연구원이 혁신도시에 마지막으로 입주, 11개 기관이 웅비의 날개를 펴는 화룡(畵龍)의 점정(點睛)이 완성된다.

 #2: 혁신도시에서 김제 쪽으로 조금 더 나가면 지평선 산업단지를 볼 수 있고, 그 인근에 민간육종 연구단지가 있다. 66만㎡의 땅에 작년 4월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이곳엔 종자산업의 미래를 통해 전북의 농생명 메카를 향한 거보(巨步)를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올 들어 부쩍 늘고 있다. 규제가 없다는, 이른바 ‘규제 프리존’ 정책을 도입해 농생명 산업의 새로운 기반을 다진다는 청사진도 나와 있다. ‘규제 프리존’은 시·도별로 지역산업 특성에 맞고 잘할 수 있는 산업(지역 전략산업)을 상향식으로 선정한 뒤, 해당 지역에 한해 규제 특례와 맞춤형 재정지원을 해주는 기업투자 촉진 정책이다.

 지난해 12월에 농생명 관련 연구 지원기관이 대거 입주해 있고, 새만금과 국가 식품클러스터, 민간육종연구단지 등 농생명 산업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진 전북도가 농식품부의 농생명 전략산업지역으로 선정됐다. 김제시의 한 관계자는 “김제시가 종자생명산업 특구 지정과 함께 농생명 규제프리존에 선정돼 종자산업 특화발전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3: 김제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약간 틀어 순환도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익산 식품클러스터의 공사 현장이 나온다. 현재 도로 구간 기반시설 공사 등이 진행 중이며 공정률 40%를 뛰어넘었다. 올 연말까지 부지 조성과 기반시설이 완료된다. 기업 지원 시설 건축공사는 건축물 외장과 내부 벽체공사가 진행 중이다.

 식품클러스터엔 입주하려는 기업들과 MOU 체결이 빈번하다. 지난 4월엔 (주)코아바이오, (유)씨엔씨레그비, 식품벤처기업 239 등 국내 식품기업 3개사가 투자양해각서에 서명했고, (유)씨앤씨레그비는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식품산업의 반도체라고 할 수 있는 ‘소스산업화센터’의 유치도 확정돼 식품클러스터의 역할론을 강화해줄 전망이다. 소스산업화센터는 장류 등 우리나라 전통 발효 식품을 주 소재로 한국적인 글로벌 소스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문기관이다.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농식품부와 익산시가 총 106억원을 투자해 건설한다.

 #4: 익산에서 서해안 쪽으로 나가면 신천지 새만금의 새로운 땅이 방문객을 손짓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1억평의 대파노라마’이다. 계속해서 땅이 드러나는 새만금엔 농생명 용지로 뚝 떼어놓은 면적만 94.3㎢에 이른다. 5% 정도의 농촌도시용지를 제외한 나머지 95%가 농업용지에 해당한다. 땅 주인인 정부는 친환경 고품질 첨단 농업, 수출지향형 농산업, 농업 생태관광 등 다양한 기능을 복합화하여 국내 대표적인 농생명 클러스터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전북도는 3개의 농생명 용지(94.3㎢)를 단순히 농산품 생산기지로 활용하기보다 고부가 수출농업과 친환경 첨단 농산업 생산, 외국인 선호의 한류 농식품을 창조하는 속칭 ‘케이 푸드(K-Food) 허브’로 육성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새만금 농생명용지의 고부가 가치화를 위해 스마트 팜과 대규모 원예단지, 자연순환 유기농업, 종자생명 연구단지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렇게 하면 전북의 농생명 메카 꿈을 이루고, 새만금도 단순 식량기지 구상보다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력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북의 농생명 산업은 입체적인 기반 조성과 함께 ICT(정보통신), BT(생명공학) 등의 첨단기술과 융복합하면서 미래 성장산업으로 질주하고 있다. 손재권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장은 이와 관련, “국가 식품클러스터와 농촌진흥청, 민간 육종단지, 새만금 농생명단지 등 다양한 농생명 산업을 위한 풍부한 연구개발(R&D) 기반 여건을 갖춘 곳이 바로 전북”이라고 강조했다.

 손 학장은 “농생명 허브를 위한 완벽한 기반을 갖춘 만큼 관련기관의 역할이 중요하고, 농업의 6차 산업화와 생명공학, 기능성 농식품, 축산업 등 미래성장 산업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학장은 농생명산업과 전북 혁신도시의 연계방안과 관련, ‘농생명 사업화의 이노 클라우드(Inno-Cloud)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전북 농생명 혁신클라우드와 혁신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관련기관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융복합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민수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북이 아시아의 농생명산업 허브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연구 결과의 실용화 및 산업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기업-대학-연구기관 간의 연구인력 교류 프로그램을 체계화해 사업화를 꾀해야 할 것이란 말이다. 전북 농식품 기금을 활용해 공동연구개발에 나서고, 기술사업화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산·학·연 공동연구개발 과제의 사업화를 촉진하자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선 산학연 협의체를 구축해야 한다. 산·학·연 소통체계 구축 및 전문가들의 상시적인 정보교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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