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 임동진 기자
  • 승인 2016.05.25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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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유명 개그맨 박명수 씨가 촬영 중 응급실 신세를 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에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에 임했고, 촬영이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자 상태가 악화되어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대상포진으로 밝혀졌다.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면역력 약화인데, 고령사회의 도래와 현대인들의 과로, 수면부족, 스트레스가 면역기능의 저하로 이어지면서, 대상포진 발생률이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여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전북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손지선 교수의 도움말로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대해 알아본다.
 

■대상포진이란?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앓은 사람에게 발생하게 되는데, 후근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의 재활성화에 의해 수포, 농포, 딱지로 이어지는 피부병변이 나타나고, 신경 손상으로 인한 통증이 생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하나의 후근신경절이 분포하는 피부에만 물집이 띠 모양으로 발생하여 이름을 대상 (띠:帶 모양:狀) 포진이라 한다. 대상포진은 주로 인체의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노인, 악성종양, 면역결핍질환 등이 위험요인이 된다.

대상포진은 특징적인 띠 모양으로 산재한 양상의 물집과 통증이 있으면 임상적으로 진단하게 되는데, 대개는 물집이 생기기 며칠 전부터 심한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주로 초기에는 감기몸살과 같은 증세가 오다가 몸의 어느 한 쪽에 갑자기 심한 통증과 이상한 감각이 발생하게 되어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특징적인 물집이 없는 이 시기에는 통증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약 1주일 이내에 피부가 붉어지면서 물집이 나타나면 대상포진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대상포진은 얼굴, 팔, 다리, 몸통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으며, 대개는 몸의 한쪽에만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피부병변이 다 소실되어 대상포진이 치유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학문적으로는 대상포진 피부 병변이 치유되고 6개월이 지난 후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정의한다. 이 신경통은 대상포진 환자 10명 중 1명 이상이 겪게 되는 합병증이다. 원인은 급성기의 염증과 그 결과 나타나는 통증전달 체계의 기능이 변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단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면 치료가 잘 안 되며 심한 통증으로 인해 잠을 자기가 힘들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된다. 피부에 옷이 스치는 것만으로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수시로 발생하는 쿡쿡 쑤시고 애리는 통증으로 인해 많은 환자는 참기 어려울 정도의 괴로움을 호소한다. 이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한 경우라도 치료를 빨리 시작하여야 통증이 만성화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신경통이 발생한 경우는 신경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게 된 경우이므로, 대부분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만, 적극적인 신경차단술 및 약물치료는 통증을 완화시켜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갑자기 이유 없이 몸의 한쪽 부분이 아프면 반드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한, 대상포진이라고 진단받았다면 반드시 조기에 가까운 통증치료실을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손지선 교수인터뷰 - 대상포진 조기치료가 중요

대상포진이 진단되면 즉각적인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빠른 치료는 초기 감염이 더 퍼지지 않게 하고, 감염기간을 단축시키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피부병변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항바이러스제제를 조기에 투여하고 마취통증의학 전문의와 상의하여 급성 대상포진 통증을 약물치료 및 신경절차단술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무서운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예방접종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방백신인 ‘조 스타박스’가 국내에도 도입되어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데, 이 백신은 어릴 때 수두에 걸린 사람에서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현재까지 연구된 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의 발생률을 50대 이상에서 약 70%, 60대 이상에서 약 50% 이상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맞았다고 해도 대상포진의 위험에서 100% 자유롭지는 않은데, 예방접종의 장기 효과가 현재까지는 약 5년 정도로 연구되어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에 대한 맹신을 금물이며, 평상시 면역력 증강을 위한 개인의 노력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상포진에 한번 걸렸던 사람은 기본적으로 면역력을 획득하게 되지만, 드물게 혈액 내 항체 역가가 낮아지면 재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대상포진 예방접종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임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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