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 모르는 이의 페이퍼에서 한계령 산행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사람은 서울에서 한계령을 가게 된 동기로 가수 양희은씨의 ‘한계령’이라는 노래와 ‘한계령을 위한 연가’라는 시구절, 그리고 건축도감에서 본 단 한 장의 사진이라고 적었다. 바로 여행을 위한 이유는 아주 단순한 것이라는 말이다.
어느덧 계절은 추위가 혹독했던 겨울이 가고 새봄을 알리는 봄비가 촉촉이 내렸다. 남녘에는 노루귀와 복수초, 변산바람꽃 등 봄의 전령 3총사가 만개하면 우리 곁으로 온 봄을 알렸다.
실로 여행하기 좋은 계절 ‘봄’이 우리에게 당도했다. 세심하게 계획하고 떠나도, 아무런 계획 없이 훌쩍 마음 가는대로 떠나도 좋은 계절이 바로 봄이다.
선물처럼 우리에게 다가온 봄을 만끽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 8가지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부안의 변산팔경을 찾아 몸과 마음을 힐링해 보자.
월명암 돋는 달은 볼수록 아름답고
낙조대 지는 해는 못 보면 한이 된다
청산의 직소폭포 떨어지는 은하수요
우금암 높고 높아 속세를 떠났구나
방포의 해수욕장 여름의 낙원이요
격포의 채석강은 서해의 금강이다
서해의 어업밭은 용궁의 꽃밭이요
내소사 은경소리 선인들의 운율이네...」
소송 김길중의 ‘변산팔경’이라는 시 구절이다. 변산팔경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한 편의 시로 표현한 걸작이다.
변산팔경은 부안군 변산반도에 흩어져 있는 8개의 경승으로 웅연조대(雄淵釣臺)·직소폭포(直沼瀑布)·소사모종(蘇寺暮鐘)·월명무애(月明霧靄)·서해낙조(西海落照)·채석범주(採石帆柱)·지포신경(止浦神景)·개암고적(開岩古跡) 등을 가리킨다.
물줄기가 벼랑간 30m의 암벽단애(岩壁斷崖)로 은하수처럼 떨어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둥근 소(沼)를 이루고 잠시 물살은 숨을 고른 후 실상용추(實相龍湫)를 한 바퀴 돌아 다시 분옥담, 선녀탕의 폭포를 이루니 변산 최고의 비경으로 팔경 중에서도 으뜸이다.
그래서 “직소폭포의 선경을 보지 않았다면 감히 변산을 말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다.
낙조대(落照台)는 일망무제(一望無際)로 서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며 비록 서해안 곳곳에서
낙조를 구경할 수 있지만 변산 낙조대(落照台)에서 조망하는 황혼(黃昏)의 진경(眞景)은 가히 환상적이다.
부안=방선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