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흡연자 금연 성공사례 인터뷰
여성흡연자 금연 성공사례 인터뷰
  • 김현주 기자
  • 승인 2016.03.09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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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에서 지난 2015년부터 국민건강증진기금 민간보조사업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는 원광대학병원 전북금연지원센터(센터장 오경재 교수)가 여성 흡연자에 대해 금연을 성공한 사례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상담 : 센터내 여성금연지원서비스 금연상담사)
 

 ▲흡연은 언제부터 시작했으며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어요. 담배를 같이 안 피우면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또 학창시절 때라 담배를 피우면 내가 다른 친구들보다 뭔가 위에 있다는 우월감도 들어서 더 피웠던 것 같아요.

 ▲담배를 처음 피웠을 때의 느낌은?

 담배를 처음 피웠을 때 겁이 조금 나긴 했지만,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환각상태처럼 기분이 되게 좋았어요. 

 ▲흡연을 시작한 후로 얼마나 피웠고 가장 참기 힘든 시기는?

 처음에는 담배를 반 갑 정도 피웠고 점차 늘어서 한갑 반 이상 피웠어요. 그런데 술 마시게 되면 두 갑 정도까지 피웠던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 금연을 하게 된 계기는?

 담뱃값 인상 때문에 담배보다 저렴한 전자담배로 대체해서 사용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전자담배를 딱 한번 모르고 집에 놓고 온 날이 있었는데, 그날 휴게실에서 금연상담 중인 전북금연지원센터 선생님을 만났어요. 아침부터 지금까지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았다고 말하니까 선생님이 다음날에도 가져와보지 않는 건 어떠냐고 하셔서 한번 일부러 그 다음날에도 전자담배를 집에 두고 출근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견뎌지더라고요. 그전까지는 제가 담배를 끊는다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하루 이틀 견디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날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어 금연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금연 시도는 해보았는지?

 임신하면서 2년 정도를 끊고 피고 반복했던 것 같아요. 언젠가 한번은 임신했을 적에 입덧 때문에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됐어요. 담배냄새가 너무 좋아서 공원에 앉아있기도 하고, 정말 담배냄새를 쫓아다녔어요. 그랬더니 결국에 남편이 담배를 사다 줄 테니까 나가지 말고 안에서 피우라고 해서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피우게 되었죠.

 ▲금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식사 후에 계속 흡연하고 싶은 욕구가 들고, 특히 담배 피는 사람을 보면 같이 흡연실에 따라 들어가서 피우고 싶어요. 또,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웠는데 참아야 하는게 힘들고, 화장실 갈 때에도 못 피우니까 힘들어요.

 담배는 습관을 버려야하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금연한지 6개월이 되었는데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한 번씩 담배생각이 나요.

 ▲금연하고 나서 변화는?

 먼저 매달 20만원씩 담뱃값으로 소요되었던 경비를 이제 내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이제는 그 돈으로 운동도 시작하고 웬만하면 음식도 더 좋은 거 먹고, 행복감, 만족지수가 높은 것 같아요. 또, 담배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진 점이 좋아요.

 그 전에는 돈이 없으면 담배를 안 피는 게 아니라, 카드에서 돈을 빼서라도 어떻게든지 꼭 담배를 피워야만 했어요. 또 가끔씩 몇 박 며칠로 멀리 놀러가게 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담배 필 수 있는 장소를 모색하는 것이었거든요. 또 일하는 중간에도 담배생각이 나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제는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참고 노력하였는지?

  담배생각이 날 때 무언가 다른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운동도 많이 했어요. 상담할 때 받은 아로팝과 아로마파이프가 가장 많은 도움이 됐어요.

 씹는 식감이 있어야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것처럼, 담배도 마찬가지 같아요. 저는 담배를 빨고 싶은 욕구는 아로마파이프로, 피우고 싶은 욕구는 코에 탁 쏘는 게 담배와 비슷한 아로팝으로 채우면서 흡연욕구를 이겨냈어요.

 ▲주변 유혹에는 어떻게 견뎠는지?

 술 마실 때 가장 흡연 유혹이 많아서 저는 미리 주변사람들한테 금연한다고 강하게 선포를 했어요. “나는 이제 금연할거고, 주위에서 나를 도와줘야한다”고요. 그랬더니 주위에서 같이 피우자는 사람도 없었고, 담배피우고 싶은 사람들이 눈치 보면서 나가서 피우고 오기도 하더라고요. 금연한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창피하다 생각했으면 실패했을 수도 있었는데, 저는 이 흡연이 이미 나에게 벌어진 일이고, 이제 마무리지으려하는 거니까 당당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엄마를 힘들게 하면 제일 생각나는 게 담배니까 엄마를 도와줘야한다고 말했는데 고맙게도 아이들이 옆에서 많이 격려해주고 지지해줬어요. 금연은 정말 혼자하는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원광대병원 전북금연지원센터의 찾아가는 서비스 만족은?

 예전에 보건소 클리닉에 가서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었는데, 일과 동시에 보건소에 방문하는 게 어려워서 금연의지도 떨어지게 되고 결국 성공을 못했었어요. 그런데 여기 전북금연지원센터 상담사 선생님들은 매주 금요일 이 시간마다 주기적으로 마트 휴게실에 찾아오시니까 상담을 꾸준히 받아서 참 좋았어요. 흡연하는 직원들도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선생님들을 자꾸 보게 되니까 자연스레 이미 금연이 뇌리에 자리 잡고 있을 거예요. 왜 나는 금연을 못할까하면서 죄책감도 들 수도 있고요.

 그 분들은 이미 씨앗을 뿌려놓았기 때문에 분명 언젠가는 금연하게 될 거라 생각해요. 저는 선생님들이 매주 찾아왔던 이 시간들이 분명 헛되지 않았을 거라 믿어요. 방금도 흡연하는 동료에게 상담 꼭 한번 받아보라고 권유하고 왔어요.
 
 ▲금연중인 분이나 아직 결심을 하지 않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꼭 금연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크니까요. 잃는 거라곤 담배 끊은 거 하나뿐, 다 얻는 거예요. 건강도 좋아지고, 사람대할 때도 멀리 떨어져서 이야기 안 해도 되니까 당당해지고, 어딜 가든 무얼 하든 정말 자유로워졌어요. 금연 꼭 도전해서 성공하셨으면 좋겠어요.

익산=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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