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겨울 한파가 매섭다. 낮은 기온, 강한 바람과 함께 눈이 내리면서 도로 곳곳이 얼어붙었다.
특히 일반 빙판길과 달리 멀쩡한 도로처럼 보이지만 막상 주행하다보면 갑자기 자동차 바퀴가 헛돌고 제동도 쉽지 않은 길을 만나게 된다.
얇은 얼음막이 도로를 덮으면서 검은색의 아스팔트가 그대로 보이는 블랙아이스. 이러한 블랙아이스 도로는 운전 중 육안으로 구별이 힘들어 사고 위험성도 높은 편이다.
본보는 겨울철 검은 복병 블랙아이스의 위험성을 분석하고 예방법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블랙아이스란 눈이 내리고 낮에 따뜻한 기온에 눈이 녹아 도로에 스며들었던 물기가 밤새 얼면서 부피가 팽창해 도로를 얇은 얼음막으로 뒤덮는 현상이다.
그늘진 도로, 터널 앞, 다리 위, 산모퉁이, 해안도로 등 기온이 낮은 곳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이렇게 꽁꽁 얼어붙은 길이 아침 출근시간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주행 중인 자동차가 블랙아이스를 만나면 표면과의 마찰력이 제로에 가까워지면서 중심을 잃게 된다. 일반도로보다는 최대 14배, 눈길보다도 6배까지 미끄럽고 블랙아이스가 있는 커브 길에서는 일반 커브 길보다 교통사고 발생 확률이 세 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도 거의 내리지 않아 말끔해 보이는 도로 위에 보이지 않는 빙판이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15일 오전 8시40분께 정읍시 산외면 신촌교차로 인근 편도 1차로 다리 위에서 승용차 간 충돌로 1명이 숨졌다. 이날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A(73 여)씨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도중 숨졌고 운전자 2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얼어 있던 도로에서 차량이 미끄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13일 오전 8시께 부안군 부안읍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98㎞ 부근에서도 승용차와 대형트럭 등 6대가 연달아 추돌했다.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코란도와 트레일러, 냉동차, 2.5톤 트럭, 5톤 트럭, SUV 차량이 잇따라 충돌했다. 이 사고로 3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사고 역시 눈이 얼어붙으면서 도로가 미끄러워 연쇄 추돌한 것으로 추정했다.
◆ 예방법
전문가들은 눈길 운전보다 블랙아이스 도로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리, 안개 등이 얼어 얇게 만들어진 빙판은 운전자가 인지하기 어려워 사고 위험성이 더 높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먼저 블랙아이스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감속운전을 해야 한다. 특히 새벽과 저녁시간대는 규정 속도를 지키고 커브길 진입시 충분히 감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눈길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터널 출입구나 그늘진 커브길 등 블랙 아이스가 잘 생기는 곳을 주의하고, 평소 속도 대비 50% 이상 감속하면서 앞차와의 거리를 2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 내리막길 엔진브레이크 이용하고 앞차의 타이어 자국을 따라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차량운행 전 시야 방해를 받지 않도록 출발 전 차량 지붕의 눈을 모두 치울 것과 와이퍼가 유리에 달라붙지 않도록 주차할 때 와이퍼를 세워 둘 것, 스노타이어·스노 체인 준비할 것 등을 강조했다.
- 평소보다 감속운전으로 사고 예방을…
정읍경찰서 박천권 경비교통과장은 블랙아이스 사고 예방을 위해 감속운전을 강조했다.
박천권 과장은 “블랙아이스 사고예방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평소보다 감속한 상태에서 안전운전하는 게 최선입니다”라며 “특히 커브길에선 핸들을 서서히 돌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출발 전 차량 관리도 당부했다.
박 과장은 “스노체인을 장착해 미끄러짐과 공회전을 방지해야 하고 감속 시 갑자기 급브레이크 사용하면 스핀현상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있어 서서히 단계별로 기어를 넣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라며 “미끄러지면 당황해서 핸들을 트는데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두었다가 타이어가 제대로 굴러가면 그때 방향 전환을 해야 합니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박천권 과장은 “무엇보다 기온이 떨어진 날에는 기상상황과 교통정보를 꼭 확인한다면 겨울철 교통사고 주원인인 블랙아이스에 대해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