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사고의 지름길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사고의 지름길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5.08.18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8일 전주시 덕진구 벚꽃로를 운행하는 한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위험천만하게 운전을 하고 있다. 김얼 기자

현대사회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 최근 장소를 불문하고 하나같이 고개를 푹 숙이고 손에 쥔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통화는 기본, SNS와 인터넷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문제는 좀처럼 손에서 떠날 줄 모르는 스마트폰의 사용이 운전대를 잡은 이후에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에 본보는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위험성을 토대로 안전한 운전 습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 분석

교통안전공단(이사장 오영태)이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유형과 스마트폰 사용이 운전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실제 운전자들이 운전 중에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 교통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운전자 5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은 기본

운전자 중 약 42%가 운전 중 SNS 또는 교통정보를 이용하고 있고, 26.1%는 인터넷 검색을, 20.6%는 음악감상 또는 어학공부를, 14.8%는 TV나 유튜브 등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5명 중 1명(21.3%)이 교통사고가 발생했거나 그와 유사한 위험상황을 경험했으며, 당시 음성통화 중이었던 경우가 50.4%로 가장 많았고 40.9%가 SNS 사용, 16.5%는 인터넷 검색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위험성

스마트폰 사용이 운전능력에 미치는 영향 실험은 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에서 긴급자동차 운전자 24명이 참여한 가운데 자유주행(스마트폰 사용하지 않음), SNS 사용, 인터넷 검색 상황을 재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실험 결과 돌발상황 회피 실험(시속 50km)에서는 자유주행 조건에서 83.3%가 성공했으나, SNS 사용과 인터넷 검색 조건에서는 각각 45.8%와 50%만 성공했다. 특히, 돌발상황에 대한 운전자 반응시간 실험에서는 자유주행 조건에서 0.545초였는데 비해 SNS 사용과 인터넷 검색 조건에서는 각각 0.605초와 0.614초로 측정, 시속 50km 주행 시 돌발상황을 인지하는 과정에서 차량이 약 1미터 정도를 더 진행하게 되어 보행자 사고 등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표지판 인식 정확도 실험(시속 50km)에서는 자유주행 조건에서는 41.7%가 표지판을 올바르게 인식했으나, SNS 사용과 인터넷 검색 조건에서는 각각 20.8%와 12.5%만이 표지판을 제대로 인식하는 결과를 보였다.


◆ 전북지역 현황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된 운전자가 전국적으로 지난 5년 동안 18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된 운전자는 모두 17만 9,209명으로 한해 평균 3만 5,842명이 단속됐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도내에서도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방심, 휴대폰 사용, DMB 시청 등 전방주시 태만에 따른 교통사고가 2만425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고로 705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만 3만2,339명에 달하고 있다.

경찰은 이같은 심각성에 안전벨트 단속과 병행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단속 결과 전북지역에서 올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 운전자 442명이 적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6명보다 66.2%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전체 단속된 408명을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3년에는 257명만이 휴대전화 사용으로 경찰에 적발된 점을 감안하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운전자가 하루가 다르게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휴대폰 사용, DMB 시청으로 인한 사고원인 증명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 사례

전북지역에서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중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17일 오후 7시 32분께 고창군 성내동 동산면 교차로 부근에서 화물차 간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낸 화물차는 신호를 어기고 좌회전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차량을 충격,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 A 씨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전방주시태만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5월 11일 오전 8시께 김제시 서암동 덕암고 교차로 부근에서도 편도 2차로로 진행하다 차 한 대가 차도를 벗어나 보도로 진입해 신호기를 충격, 신호기가 넘어졌다. 이 사고로 신호기 옆에 있던 보행자 2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 차량 운전자 역시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도로순찰대 9지구대장 장문봉 경감
-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음주만큼 위험

최근 스마트폰이 시민들 생활 속에 녹아들면서 운전 중에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여러 기관에서 실시한 스마트폰과 DMB 시청이 운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방주시 태만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대부분이 운전 중 휴대전화 통화만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문자 확인이 더 전방 주시가 어려워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경찰은 교통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계도와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규정상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 시 범칙금 6만 원, 벌점 15점이 부과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통화를 하면서 거리를 누비는 운전자들이 쉽게 눈에 띄는 게 현실입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DMB 시청 등을 할 경우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할 수 있고 운전자의 반응시간도 현저하게 낮아진다고 합니다. 경찰은 안전 운전을 위한 캠페인과 단속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관련 사고 감소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지만 운전자들 스스로 안전운전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정욱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