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차량관리도 필수
무더운 여름, 차량관리도 필수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5.07.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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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렬한 태양. 더위에 지치는 건 사람뿐만이 아니다. 외부에 노출된 차량의 온도 역시 상상을 뛰어넘는다. 가마솥을 연상할만한 고온에 내부 가화성 물질로 인해 폭발하고 고속 주행을 하는 차량 엔진에서 불이 나기도 한다. 여기에 타이어 펑크와 브레이크 작동 고장도 빈번, 단독사고에서부터 2차 사고로 연결되는 건 한순간이다.

본보는 전북경찰청, 전북소방본부 등과 함께 여름철 차량 관리의 중요성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폭발·화재

자동차가 여름철 직사광선에 노출될 경우 대시보드 온도는 최고 90℃ 이상까지 상승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일회용 가스라이터, 휴대폰 배터리 등이 직접 노출될 경우 폭발 또는 손상될 위험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또한 폭염 속에 차량을 주차해 놓고 장시간 엔진을 가동한 상태로 있거나 오랜 시간 고속주행을 할 경우 엔진 과열로 인한 자동차 화재의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를 계속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배터리에 직접 연결된 블랙박스 등은 퓨즈박스로 연결토록 해야 주차 중 화재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자동차용 탈취제 등을 사용한 후에는 충분히 환기하고 직사광선을 피해 지하 주차장이나 그늘진 지역에 주차하는 것이 도움된다.

여름철에는 가급적 실내 주차장을 이용하고, 부득이하게 실외에 주차해야 할 경우 자동차 창유리를 살짝 열어두거나 햇빛 차단막 등을 활용하여 자동차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차량화재는 주차 중이거나 주행 중에 전기, 연료계통의 이상, 교통사고 후 2차 사고로 발생할 수 있다”며 “순식간에 확대되어 외상이 아닌 화상으로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의 위험이 매우 큰 만큼 평상시 배선의 상태, 연료계통, 점화 장치 등에 대한 철저한 수시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차량에는 자동차용 소화기를 비치하고 사용법을 익혀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제동장치 이상 

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게 되면 브레이크 오일 내에 공기가 유입된 것처럼 기포가 형성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아스팔트 도로 표면의 온도가 50~60도 이상까지 치솟으면서 브레이크 마찰열이 더욱 상승, 수분을 다량 함유한 브레이크액이 끓어오를 가능성도 커진다. 이 경우 브레이크를 작동해도 유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스펀지를 밟은 것처럼 브레이크 페달이 푹푹 꺼지는 베이퍼 록(vapor lock) 현상이 발생해 제동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을 수 있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차량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제동장치 결함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점검과 운전 습관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여름철 장거리 운전 등을 앞두고 브레이크 오일 내의 수분을 함께 측정하고 교환하는 등 점검을 통해 제동 안전성을 확보하고 긴 내리막을 운행하는 경우는 기어를 저단(엔진브레이크)으로 놓고 내려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 타이어 펑크

타이어의 마모가 심할 때는 새 타이어와 비교할 때 제동력이 급격히 떨어져 사고 위험이 있고, 생산된 지 오래된 타이어는 고무의 경화로 인해 폭염 속에서 고속주행 시 타이어가 파열될 위험이 있다. 이 같은 주행 중 타이어 파손이 기온이 상승하는 5월부터 8월 사이에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교통안전공단이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전국적으로 발생한 타이어 파손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의 47.1%가 이 시기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사율을 나타내는 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볼 때, 타이어 파손 사고는 전체 교통사고보다 3.7배나 높은 8.9명으로 나타났다. 한 번의 교통사고만으로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전북지역에서도 지난 5월 7일 새벽 1시께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인 차량의 타이어 펑크로 1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스타렉스 승합차가 홍성 방면에서 서산 방향으로 편도 2차로 중 1차로로 주행하다 조수석 뒷타이어 펑크로 중심을 잃으면서 중앙분리대 충격, 조수석에 타고 있던 A(69 여) 씨가 밖으로 튕겨져나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이같은 타이어 파손사고의 주된 원인은 고속 주행으로 인한 스탠딩 웨이브 현상이다. 여름철에는 노면의 고열이 이 같은 스탠딩 웨이브현상에 더해져 타이어 파열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타이어 전문가들은 마모한계 1.6㎜ 이하인 타이어는 사용해서는 안 되고, 자동차에 표시된 적정 공기압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며, 기온이 높은 여름철이나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는 타이어 공기압을 기준 대비 10~15% 더 주입할 것을 당부했다.

   전주완산경찰서 교통지도계장 조승균 경감
 - 여름철 차량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수

조승균 계장은 여름철 밀폐된 자동차의 실내온도 상승 및 장마로 인한 습도 상승에 따른 자동차 내 위험 요소에 대한 주의와 세심한 자동차관리를 당부했다.

조 계장은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에 밀폐된 상태로 실외 주차된 자동차에는 각종 가스 제품 및 전자기기 폭발 위험, 주행 중 엔진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 타이어 관리 미흡으로 인한 사고 위험 등 여러 가지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며 “이 같은 많은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안전하게 자동차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운행 전후 냉각수와 브레이크 오일, 배선상태를 점검하고 그늘진 곳에 주차하여야 하며, 여의치 않은 경우 자동차 문을 1~2cm 정도 열어두는 등 차량 온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 계장은 특히 휴가철 장시간 사용 등에 따라 운전자와 자동차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므로 이에 대한 운전자 스스로 주의와 예방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승균 계장은 “여름철 세심한 차량관리는 작은 관심에서 비롯되는 만큼 나와 내 가족은 물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길임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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