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모르는 고통 ‘전립선 비대증’
남모르는 고통 ‘전립선 비대증’
  • 박진원 기자
  • 승인 2015.07.08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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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삶의 질 떨어뜨리는 질환, 초기에 개선 노력 필요

 중년 남성 서넛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얘기 중 하나는 ‘화장실’ 이야기다. 외설스럽거나 이상한 화제라는 뜻이 아니라 그야말로 ‘화장실이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 나이가 들면서 많은 남성들이 경험하는 대표적인 문제가 ‘잦은 소변’이다. 청년기보다 빈번해지고, 개운치 않은 잔뇨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런 증상은 대표적인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문제다. 전립선 비대증은 노화 때문에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생기는 질병으로, 일반적으로 60대 이상의 남성에서 흔한 질환이다. 전립선비대증은 합병증도 문제지만 잦은 소변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 문제다.

 전북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김명기 교수를 통해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알아본다.

▲ 전북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김명기 교수가 전립선비대증 환자에 대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 전립선비대증 환자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06부터 2010년까지 전립선비대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6년 45만8,955명에서 2010년 76만7,806명으로 5년간 약 30만8,851명이 증가(67.3%)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3.7%다.

 총 진료비는 2006년 555억 원에서 2010년 930억 원으로 5년간 약 375억 원이 증가(67.4%) 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13.8%로 나타났다.

 전립선비대증을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2010년을 기준으로 50대 23.3%, 60대 34.0%, 70세 이상 33.2%로 50대 이상의 고연령층에서 90.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분석결과 전립선비대증은 30대까지는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약 1.1%), 40대부터 점차 발생하기 시작해(약 8.4%) 50대 이상에서 주로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전립선비대증이란

 전립선 비대증은 남성 배뇨장애로 전립선의 크기가 증가해 배뇨를 힘들게 하는 질환이다. 남성 생식기관의 일부인 전립선은 정자와 섞여 정액을 만드는 액체를 만든다.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방광 하부의 소변이 나오는 길을 막아 요도의 소변 흐름이 막히거나 감소한 상태다. 전립선은 소변을 방광에서 이동시키는 관(요관)을 둘러싸고 있다. 사춘기 동안에 전립선은 균등하게 팽창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샘의 요도 옆 부위에 집중하여 비대가 진행된다.


 ▲증상

 소변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는 이유는 전립선이 커지면서 소변을 배출하는 통로인 요도를 막아 다양한 배뇨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4~5회 정도였던 소변 횟수가 8~10회까지 약 2배 이상 증가하는 ‘빈뇨’, 소변이 갑자기 마렵거나 참을 수 없는 ‘절박뇨’,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소변이 나오는 ‘복압배뇨’, 소변을 본 뒤에도 찜찜한 느낌이 계속되는 ‘잔뇨감’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렇듯 전립선 비대증은 주 증상이 소변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평소의 배뇨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면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으려면 정확한 비뇨기과 검진이 중요하지만, 시작 단계에서 병원을 찾기 어려운 경우 전립선 자가진단법을 활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립선비대증은 매일 보는 소변을 통해 환자가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IPSS)의 항목에 맞춰 표시해보고 이상이 있는 경우 비뇨기과를 방문해야 한다. 대표적인 항목은 소변 전후 느낌, 소변 횟수나 간격 등의 이상 체크다.
 

 ▲자가진단(표)

 ▶배뇨 후 시원치 않은 느낌이 자주 있었는가? ▶2시간 이내 다시 소변보는 일이 잦은가? ▶소변 줄기가 끊어진 경우가 많은가? ▶소변을 참기 어려운 순간이 많은가? ▶소변 줄기가 약하다고 얼마나 자주 느꼈는가?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아 힘을 주는 경우가 잦은가?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하룻밤에 몇 번인가?

 위 항목에 대해 최근 한 달간 문제가 ‘전혀 없음’을 0점, 증상 정도에 따라 1점씩 늘려 최고점인 ‘거의 항상’을 5점으로 산정한다. 총합이 8~19점 이상이면 중증도 이상이며 비뇨기과 방문을 권장한다.
 

 ▲주의사항

 전립선 비대증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가 주의해야 하는 것은 ‘잠깐 증상’이 아닌, ‘지속되고, 더욱 심해질 문제’라는 점이다.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이 외출이나 대인관계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호소하면서도 ‘시간 지나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거나,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이라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전립선이 비대해져 요도를 막아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 전북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김명기 교수
  전북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김명기 교수
 - 전립선비대증 초기 치료가 중요

 전립선 비대증은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오랜 기간 방치하면 방광 기능 저하, 요로감염 등의 합병증 뿐만 아니라 성 기능 장애까지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 증상도 보인다. 급성 요폐는 소변이 나가는 길이 막혀 방광이 팽만하고, 심하면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하는 증세로, 치료를 한 후에도 신장이 손상되어 신부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초기에는 호르몬 조절로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경구용 약물을 하루 한번 복용하는 것만으로 치료할 수 있어, 직장생활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간단하게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요로 감염, 혈뇨 등의 증상이 보이면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에 진단받고, 초기 치료를 통해 증상 악화나 합병증을 예방하는 일이다.

  꾸준한 관리도 중요하다. 인스턴트 음식은 남성 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조절하는 것이 좋고, 탄산이나 카페인 음료, 술은 방광을 자극하여 소변을 참기가 더 어려울 수 있으므로 최대한 피하는 것을 권한다. 또한,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약을 끊으면 또다시 전립선이 커질 수 있으므로, 약물은 6개월 이상 복용하는 것이 좋다.

 

 박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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