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 끊이지 않는 농기계 교통사고 ‘주의’
영농철 끊이지 않는 농기계 교통사고 ‘주의’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5.06.0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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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철 농촌지역에서 농기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따뜻해진 날씨에 한 해 농사 준비로 농기계 사용이 증가하면서 농기계 교통사고의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농기계 교통사고의 1/3은 모내기철인 5월과 6월 중에 발생한다는 농촌진흥청 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농철 농기계 사고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농촌 마을이 많은 전북지역에서는 매년 농사일에 나선 90여 명의 농민들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는 등 사고 위험에 많이 노출된 상태다.

이에 본보는 전북경찰청과 영농철 농기계 사고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예방법을 심도있게 논의해 보고자 한다.


◆ 사고 원인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기계 사고의 86%가 ‘운전자 부주의’와 ‘교통법규 미준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지역의 고령화로 인한 노인층의 농기계 조작 미숙과 야간운행 시 표시등 미부착, 커브길 중앙선 침범, 자동차 운전자들의 과속 및 방어운전 불이행 등 운전자 부주의로 농기계 사고가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음주 운전도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농사일을 마치고 술을 마신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좁은 농수로에서 중심을 잃고 전도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운기와 같은 농기계는 일반 차량처럼 별도의 운전면허를 요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 숙달 정도에 관계없이 누구라도 운전할 수 있어 항상 운전미숙에 의한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 사고 현황

올해 도내에서 농기계 교통사고는 14건이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여기에 엔진 과열 등으로 인한 화재와 끼임 사고 등 안전사고까지 더해지면 사상자는 97명에 이른다.

지난 27일 무주에서는 경운기가 전도돼 운전석에 앉아있던 60대 노인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무주군 무주읍 장백리 한 마을 인근 도로에서 박모(69) 씨는 경운기를 몰던 중 가드레일과 충돌, 그대로 경운기가 전도됐다. 박 씨는 사고 발생 후 경운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깔린 상태였으며 신고를 받고 도착한 구급대가 심폐소생술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숨졌다.

앞서 23일 익산 송학동에서는 차선 변경을 하던 경운기 운전자가 승용차와 충돌해 사망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편도 2차로에서 운행하던 경운기가 1차로로 진로 변경하던 중 진행 중이던 승용차를 못 보고 그대로 충돌, 경운기 운전자 A(68) 씨가 숨졌다.


◆ 예방 대책

농기계 사고가 영농철마다 집중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경찰과 소방당국은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먼저 농기계 운전자 스스로 안전 수칙을 지킬 것을 강조하고 농촌 마을을 직접 찾아나서고 있다. 특히 농기계 사망사고의 대다수가 65세 이상 노인층으로 알려져 농촌지역 경로당과 노인복지회관, 마을회관 방문해 예방 및 안전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농기계 시인성 확보를 위한 반사지 부착도 지원할 계획이다.

경찰은 경운기에 차양식 경광등 부착으로 햇빛, 눈, 비 등을 차단하고 야간 운행 시 기존 후미등이 아닌 경광등을 통한 시인성 확보로 교통사고 예방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용진 남원경찰서 교통관리계장
 - 운전자 스스로 안전수칙 준수가 최선의 사고예방법

문용진 남원경찰서 교통관리계장은 농기계 사용자 스스로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안전의식을 강조했다.

문 계장은 “농기계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기계 사용 전 점검과 정비가 필요하다”며 “경운기와 트랙터 등은 도로 주행 시 맨 우측 가장자리를 운행하며, 운전자 외 동승자 탑승금지 등의 안전수칙 준수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문 계장은 “방향지시등과 후미등, 비상등의 작동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작업 후에는 반드시 청소해 시안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야간운행을 삼가고 운행 전 반드시 적재함 후미에 야광반사경을 부착하고 운전자의 옷가지 등은 야간에 차량 전조등에 잘 보이는 야광으로 된 밝은 색 계통의 옷을 입고 운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 계장은 농촌마을을 지나는 일반 차량 운전자들의 안전운전도 당부했다.

문 계장은 “자동차 운전자들은 농기계가 빈번하게 운행하는 도로에서는 감속운행 및 방어운전이 필수다”며 “농업인 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자도 반드시 안전의식을 갖고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교통사고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 계장은 “사고발생 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신속하게 신고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경찰 역시 도내 농업인과 고령의 어르신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홍보와 계도 활동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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