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
  • 우기홍 기자
  • 승인 2015.04.02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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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전경

 햇살이 제법 따사롭다. 봄이 옆에 왔나 싶더니 어느새 벚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햇살만큼이나 부는 바람도 따사롭고, 멀리 개나리꽃이나 진달래꽃으로 물들기 시작한 주변 산들이 상춘객을 유혹하는 시기다.

 길을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봄철 화려한 꽃구경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라면 전통의 맛과 멋, 다도(茶道)를 만나는 발효의 고장 순창으로의 여행도 좋을 듯싶다. 주말 순창읍 경천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전통의 맛과 멋을 간직해 느림의 미학인 발효 음식과 전통 다도를 만나볼 수 있는 순창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 전통고추장 민속마을 내 장독대 모습

 ■ 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순창 여행은 전통의 맛으로의 여행이다. 그만큼 순창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맛을 간직한 고을이다.

 특히 발효 식품의 대표적 고장으로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전통 장류(醬類)는 국내 어느 지역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간직하고 있다. 더욱이 고추장은 조선시대 진상품의 반열에 오른 만큼 감칠맛과 매운맛이 일품이다.

 순창읍에서 광주 방향으로 5분가량 달리면 고풍스러운 한옥이 대규모 마을을 이루고 있다. 바로 고추장 민속마을이다. 고추장 민속마을은 순창지역에 산재해 있던 전통고추장 명인들이 한곳에 마을을 만들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장류산업을 반전시키고자 지난 90년대 만들어진 곳.

 지금은 50여 가구 전통장류 기능인들이 대를 이어 가업을 잇고 전통의 맛을 계승하고 있다. 집집이 장독대가 즐비하고 메주를 매단 모습이 고풍스럽다. 이래서 순창이 발효의 마을인가 싶다.

 대문이 없는 한옥에 발을 들여본다. 항아리들이 봄 햇살에 반짝인다. 주인집 아주머니가 바지런한 성격의 분인가 보다. 항아리들이 먼지 없이 반짝이는 것이 주인장이 얼마나 닦고 아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벽 한편에는 메주들이 짚으로 꼰 새끼줄에 매달려 있다. 어느새 보기 쉽지 않게 돼버린 매달린 메주를 보니 어린 시절 장 담그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고즈넉한 한옥들과 장독대, 널려 있는 메주는 그냥 그대로도 고향을 느끼게 해주는 볼거리다. 이곳에는 어느 집에 들어가도 장독대가 그득 이다. 그 안에서 고추장, 된장, 간장, 매실장아찌, 감장아찌가 느리게 익어간다. 어느 집에라도 들러 장맛을 봐도 이곳에서는 흠이 아니다. 오히려 장아찌도 맛보라고 내어주는 게 순창의 장맛이고, 훈훈한 인심이다.

 

▲ 순창장류체험관

 ■ 장류체험관

 고추장 민속마을의 장맛에 취해 걷다 보면 한옥들과는 달리 깨끗한 현대식 3층 건물을 만나게 된다. 바로 순창장류체험관이다.

 장류체험관은 전통고추장을 더 쉽고, 편리하게 담가볼 수 있는 체험장이다. 관광객들에게 전통 장을 담가보는 재미를 느끼게 하고자 순창군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체험관에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전통고추장 담그기와 고추장 피자 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뻥튀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 장류체험관에서 체험하는 모습

 여기저기 가족과 함께 전통고추장을 만들고, 피자를 만드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지난 2006년에 문을 연 체험관은 한해 2만여명이 방문할 만큼 인근 지역에서는 꽤 유명세를 탄 곳이다.

 

▲ 옹기체험관에서 다도체험하는 모습

 ■ 옹기체험관

 전통의 맛과 인심을 듬뿍 맛봤을 요량이면 이제 전통의 예를 배울 차례다. 순창 옹기체험관은 민속마을을 마주 보고 지난해 11월 둥지를 틀었다.

 옹기는 조상의 숨결과 영혼이 깃든 예술품이다. 옹기그릇은 진흙에서 시작해 가마구이까지 거치는 동안 수많은 손이 그리고 장인의 숨결이 깃들게 된다. 순창의 옹기체험관은 전통옹기를 만들고, 단단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2층 규모의 아담한 건물에는 체험장과 공방, 소성실, 전시판매장까지 갖춰 옹기에 대한 전체적인 체험이 가능하다. 또 야외에는 전통가마도 갖춰져 있다.

 

▲ 옹기체험 모습

 이곳에서는 물레체험과 수작업 체험, 핸드페인트가 가능해 최근 초등학교나 중학교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며 체험객이 느는 상태다. 특히 2층 다도체험장에서는 이곳을 운영하는 권운주 관장으로부터 전통 다도를 배울 수 있다. 다도실에 조용히 앉아 본다. 주인장이 직접 만든 옹기그릇에 따뜻한 찻물을 붓는다. 은은한 차 향이 머리를 맑게 한다.

 

▲ 옹기체험 모습

 다도란 차를 달여 손님에게 권하거나 마실 때의 예법을 말한다. 즉, 다사(茶事)로써 몸과 마음을 수련해 덕을 쌓은 것. 요새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교육이 될 것 같다. 더불어 세파에 시달린 내 마음의 정화에도 좋을 듯싶다. 차를 정성스럽게 내는 주인의 마음이 고맙기 그지없다.

 창밖을 본다. 벚꽃이 날린다. 문득 찻잔에 벚꽃 한 잎을 올리고 싶은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주말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계획하면 따스한 봄바람에 날려오는 발효 음식의 향을 따라 순창으로 떠나기를 권해본다.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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