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울고 넘는 육십령 고개
바람도 울고 넘는 육십령 고개
  • 이재진 기자
  • 승인 2015.03.05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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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령 터널

 아직은 쌀쌀한 기운이 바람결에 남아있지만 그래도 주말에 삶터를 벗어나 드라이브를 계획하고 있는 나들이객에게 영호남의 경계 육십령 고개를 소개한다.

 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와 경남 함양군 서상면의 경계에 있는 육십령은 소백산맥 중의 덕유산(德裕山)과 백운산(白雲山) 사이에 있으며 신라 때부터 요충지로 알려져 왔다.  바람도 울고 넘는다는 육십령 고개는 해발 734미터의 험산준령으로 오늘날 영남과 호남지방을 연결하는 주요교통로 군산~대구 간 26번 국도가 관통한다.

육십령 입석
  이 고개를 육십령이라고 하는 데는 세 가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첫째는 이 고개까지 장수감영에서 육십리요, 안의감영에서도 육십리라 해서 육십령이라 불렀다고 한다.  둘째는 이 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육십개의 고개를 넘어야 이곳을 넘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육십령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다.  또 세 번째 이야기는 오늘날 세간에 가장 널리 알려진 얘기다.

  옛날에는 이 고개에 산적들이 많아서 함부로 넘나들지 못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고개를 넘다가 산적들에게 습격을 당해 재물을 빼앗기고 생명까지 잃어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왕에게 바치는 조공이나 서해안에서 나는 소금을 영남쪽에 내다 파는 소금장수들의 주요 길목으로 이를 노린 산적 떼가 항상 들끓었다.  그래서 이 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산 아래 주막에서 며칠씩 묵어가면서 육십명의 장정이 모여서 함께 죽창과 몽둥이로 무장하고 떼를 지어 넘어야 했던 고개라고 해서 육십령이라 불렸다고 전한다.

  그 당시 장정들이 모였던 주막이 있는 곳을 장군동(壯群洞)이라 하였고 산적들을 피해 피난을 와서 살다가 여러 집이 모여서 마을을 이루었다 하여 피적래(避賊來)란 마을이 지금도 함양군 서상면에 존재하고 있어 그 전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오랜 세월 슬픈 사연들을 가슴에 지닌 육십령은 이제 과거를 씻어버리고 넓은 포장도로가 시원스레 뚫려 있다.

충혼탑
  그리고 마을 앞에는 육십령 휴게소가 있어 지나가는 차들이 쉬어가는 곳이 되었고 그 옆에는 6.25의 비극을 상징하는 호국영령 추모비가 말없이 서 있다.

조 철 쉐프
 육십령휴게소는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곳의 주인장 조철(55)씨가 ‘쉐라톤 워커힐 호텔’, ‘그랜드 힐튼 호텔’ 등 유명호텔에서 일하다가 귀농을 꿈꾸며 전북 진안으로 내려 왔다 우연히 공개입찰로 이곳을 인수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데 음식 맛이 내방객에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졌다. 대표 메뉴는 장수사과를 곁들인 장수돈까스와 까르보나라 스파게티가 일품이다.

장수돈까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육십령휴게소에서 시장기를 달래고 나서 장계쪽으로 조금만 고개를 내려오면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장수경주마육성목장 ‘렛츠런 팜’이 있다.

말 목장
  목장에서는 승마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동절기간 쉬었다 오는 3월 14일부터 11월 15일까지 개장한다. 지난해 9월 12일까지는 무료로 운영했으나 이후 유료로 전환됐다.

마사회 승마체험
  체험프로그램과 이용요금은 말먹이주기 체험 1천원, 승마체험(트랙 2바퀴) 18세 이하 2천원, 성인 5천원이며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용 가능하다. 또 트랙터 목장 투어는 목장 전 지역 투어와 말 산업 안내 해설이 40분 정도 소요된다. 요금은 18세이하 2천원, 성인 3천원이며 토요일, 일요일만 이용 가능하다.

트랙터 목장투어
 유명관광지가 식상해진 나들이객들은 이곳 육십령 고개에서 맑은 공기를 맞으며 간단한 산행도 즐길 수 있으며 5성급 호텔 쉐프의 맛있는 요리와 ‘렛츠런 팜’에서 다양한 승마체험을 즐기며 자신만의 주말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장수=이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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