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읍 재래시장 전통 순대촌
순창읍 재래시장 전통 순대촌
  • 우기홍 기자
  • 승인 2015.01.2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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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겨울 초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이제 소한에 이어 대한도 모두 물러났으니 추위도 제법 누그러질 만도 한데 아직도 찬바람의 기세가 등등하다.

 추위를 이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역시 따뜻한 순댓국밥 한 그릇만 한 게 없다. 순창은 전통 장맛의 본고장으로 모든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매서운 겨울바람을 녹이는 데는 순댓국밥을 빼놓을 수 없다. 오래된 친구와 소주 한 잔 기울이기에도 제격이다.

 순창읍 전통시장은 아직도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5일장이다. 이곳에 유난히 인파가 몰리는 공간이 있다. 바로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1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한 순창 순대촌이다. 관광공사가 선정하는 가볼 만한 곳은 관광시즌에 맞는 주제로 지역의 명소를 소개하는 것. 관광공사의 1월 주제는 ‘뜨근뜨근 겨울 음식’으로 도내에서는 순창 순대촌이 유일하게 선정됐다. 전국에서는 순창을 포함해 모두 7곳만이 뽑혔다.

 

 순대촌에는 2∼3대째 가업을 잇는 순댓집들이 대부분이다. 이곳에서 만든 순대는 인조 피와 찹쌀, 당면을 쓰지 않는다. 바로 전통 순대다. 돼지 내장 속에 신선한 선지와 김치, 콩나물을 주재료로 마늘, 양파, 고추 등 10가지 이상 천연 양념과 야채로 채워 고소하고 감칠맛이 난다.

 또 순창 순대는 누린내와 역겨운 냄새도 없다. 비법은 내장에 붙어 있는 흰 기름기를 깨끗한 물에 3번 이상 씻은 후에 내장을 삶은 후 다시 씻어 제거하고, 그 속에 속살을 넣기 때문이다. 그 맛을 한 번 본 사람은 순창 전통 순대만의 고소한 맛에 놀란다. 또 개운하고 깔끔한 국물 맛에 두 번 놀라기 일쑤다. 그리고 다시 찾는 단골이 된다.

 

 순창 순대촌에서 ‘2대째 순대집’을 운영하는 김형남(53. 여)씨는 "순창에선 거기서 보세! 이말 한마디면 순댓국밥집에서 만나자는 것으로 통한다"라며 "순창순대는 타지역과 달리 인조피와 찹쌀 또는 당면을 쓰지 않는 전통순대로 누린내와 역겨운 냄새가 없어 어린아이까지도 즐겨먹는 웰빙 먹을거리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제는 순창읍 전통시장 순대촌도 전국에서 제법 유명세를 탔다. 주말이나 장날이면 광주 등 인근 도시에서 찾는 외지 손님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순대촌에 왔으니 이제 맛을 보자.

 우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댓국밥이 오감을 자극한다. 후루룩 한 입 먹어본다. 10가지 이상의 재료가 어우러져 만든 고소한 향이 입안을 감돈다.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잘 씹혀 먹는 느낌도 좋다.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에서 만든 양념으로 만들어서인지 국물도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인조피로 만든 당면 순대에 비할 바가 아니다. 개운한 국물을 팔팔 끓여 낸 순댓국 한 그릇에 추위에 얼었던 몸이 단박에 녹는다. 바로 이 맛이다.

 친구와 소주 한 잔도 기울인다. 아직은 한겨울이다. 꽁꽁 언 몸과 마음을 녹일 따뜻한 음식이 그리워지고 왁자지껄한 사람 냄새나 분위기가 그리울 때다. 이번 주말에는 순창읍 재래시장의 순대촌에서 순대 국밥 한 그릇에 몸과 마음을 녹여보자.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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