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치질
  • 박진원 기자
  • 승인 2014.01.06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시 송천동에 거주하는 김모(38)씨는 최근 치질 수술을 받았다. 5년 전 결혼한 김씨는 치질로 생활이 불편했지만, 남편에게도 이야기 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참아온 김씨는 고통이 심해서야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이처럼 치질을 앓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자신의 병을 숨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치질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이다. 전문 병원을 찾아 치료하면 쉽게 완치될 수 있지만, 창피하다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면 그만큼 치료가 힘들다. 드러내놓기 어려운 치질, 지금이라도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주시 평화동 소재 누가내과외과연합의원 성치원 원장을 통해 치질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치질환자 현황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치핵, 치열, 치루 등 치질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7년 74만명에서 지난해 85만명으로 매년 2.7%가 증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치질환자는 40대(17만9천명)가 가장 많고, 이어 30대(17만5천명), 50대(16만7천명), 20대(13만2천명) 순이다. 인구10만명 당 치질환자 수는 50대(2천193명), 30대(2천144명), 60대(2천96), 40대(2천73명), 20대(1천971명), 70대(1천752명), 80세 이상(1천148명), 19세 이하(439명) 순이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지만 20대의 경우는 여성이 7만여 명, 남성 6만여 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7%가 많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치질의 세부 질환별로는 치핵이 치질환자의 80%, 치열환자가 13.6%, 치루가 6.4%다.

▲치질이란

치질의 종류에는 치핵, 치열, 치루가 있다.

치핵은 일반인들이 치질이라고 부르는 질환으로, 항문 및 직장에 존재하는 치핵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내치핵과 항문 밖의 치핵조직이 부풀어 올라 덩어리처럼 만져지는 외치핵을 포함한다.

치열은 항문의 피부와 점막 사이가 헐어서 문드러지거나 궤양, 파열 등이 생긴 상태, 치루는 항문과 직장 주위 조직에 염증이 발생해 농양으로 발전한 경우 농양이 밖으로 터져 나온 상태로 항문관이나 직장과 항문 주위 피부 사이에 누공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치질 중 가장 흔한 치핵의 원인

치핵의 발생에 명확한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는 요인은 없으나 항문 구조적 이상, 유전적 소인, 잘못된 배변습관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와 장기간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 변비, 음주 등이 치핵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은 임신 및 출산 시 골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항문주위 혈관의 울혈이 발생하기 쉬워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는 출산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증상

치핵의 가장 흔한 증상은 출혈과 탈항이다. 배변 시 선혈이 묻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치핵이 진행할수록 항문의 치핵조직이 밖으로 빠져나와서 만져지기도 하며 아주 심한 경우에는 평소에도 항문 밖으로 나와 있기도 한다. 항문이 빠지는 듯한 불편감 및 통증이 있는 경우도 많다. 탈출된 치질이 항문 조임근에 의해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괴사되거나 치질 안의 혈액이 응고되면 혈전증이 생길 수 있다.

▲진단

문진을 통해서 환자들이 호소하는 자각증상을 확인하고, 육안 및 직장수지 검사를 통해서 진단할 수 있다. 의료진에 의해 심한 치핵의 경우 치핵조직이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서 치핵조직을 확인하는 직장수지 검사가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5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대장암 또는 직장암에 의한 출혈을 감별하기 위해 대장내시경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

치핵은 적합한 치료방식으로 치료하면 100% 완치가 가능하나 증상과 정도에 따라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경도의 치핵은 보존치료나 비수술적 요법 등으로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변비나 설사가 생기지 않도록 섬유질을 풍부히 섭취하며, 온수 좌욕으로 혈액순환을 촉진시킬 수 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 또는 증상 치료에 효과가 없고 치핵의 심한 탈항으로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할 정도로 진행한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외과적인 수술을 해야 한다.

경도의 치핵은 경화제 주입요법, 고무밴드결찰술, 레이저 치료술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외과적 치핵절제술이 필요하다.

누가내과외과연합의원 성치원 원장 "스스로 창피하다는 생각 버려야"

▲ 성치원 원장

치질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고령, 만성변비, 임신, 설사약, 가족력,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 등이 치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20대 여성의 경우 만성변비, 임신 등이 하나의 원인으로 알려져있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섬유질과 수분의 섭취를 늘리고 화장실에서 오래 앉아 있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갖고 변의가 느껴지면 참지 말고 즉시 배변하는 것인 좋다. 배변 시 과도한 긴장을 피해야 한다.

치질은 부부 등 가까운 사람에게도 이야기 하기가 힘들다. 창피하다는 생각에 스스로 병을 숨긴다. 초기의 치질은 술을 줄이고 온찜질을 하는 것만으로 증상에 진전을 보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심한 고통이 없으면 굳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병을 키우는 원인이다. 처음 초기 증상이 시작되어 자주 발생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을 숨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치질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걸려서는 안 될 병이 아니라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치질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진원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